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븜진 Sep 13. 2023

박진영이 30분 만에 뚝딱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

그럴 거면 나도 쓰겠다 하시는 분

30분 만에 완성된 비의 'It's Raining'  스튜디오 룰루랄라


'뭐 30분 만에 썼다고?'라는 혼잣말 뒤에 나온 물음표에는 연예인이라 그런가 화제 몰이를 잘한다(뻥치시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 박진영은 데뷔 연도를 찾아보니 1994년이었다. 29년간 연예계 생활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나름의 획을 그어 온 사람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큰 논란 없이(= 범죄자가 되거나 불미스러운 일들로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고), 대 이직의 시대, 대 퇴사의 시대의 흐름과 달리 롱런한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럴드 경제

롱런의 비결은 역시 실력이 받쳐줘서겠지. 그래, 그의 말을 재단하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본다. 박진영의 '30분 신화'는 비의 <It's raining>에만 있지 않다. 이 외에도 드림하이 2에서 공개한 곡과 JYP의 보이듀오 JJ프로젝트의 앨범의 작사 참여 등에서도 단타(?)로 작업해 좋은 반응을 보인 경우가 꽤 있다.



이 자료들도 '박진영이 30분 만에 가사'를 검색해서 나온 거니까.

조선일보


헤럴드POP


(싸이는 최종, 최최종을 거듭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각자 작업 스타일이 다름은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니 논외로 하자.)



결코 내가 박진영과 동급이라는 건 아니나, 나도 글을 쓰다 보면 1시간, 2시간 만에 스르륵 슥슥 김연아가 빙판길을 달리듯 쓸 때가 있다. 꽤 길이감도 있고 메시지가 알차게 들어간 것을.



산책개똥철학(산책하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나도 '1시간 신화'를 만들고 보니 박진영이 30분 만에 후루룩 쓸 수 있었던 이유가 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바로 그만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걸. 메모 앱에, 종이 위에 출력만 안 됐을 뿐이지, 떠오르는 글상, 시상, 악상을 캐치하고, 생각에 살을 붙이고, 소셜미디어를 하든 뉴스레터를 보든 관련된 키워드의 소식을 살펴보고, 기존의 정보와 아이디어를 결합해 보고, 다듬은 걸 다시 다듬고를 거듭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아마도 그는 30분 만에 '출력'하고 더 오랜 시간을 '프로세싱' 했을 것이다. 프로세싱이 괴롭지만 즐거워 총 작업 시간에 포함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20년 넘게 지켜왔다는 모닝루틴처럼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어딘가에 미쳐있는 데다 성실함, 꾸준함이 더해지면 어떤 결과물을 내는지, 설사 아직까지 그렇다 할 결과물을 못 냈을지라도 그러한 사람의 내공은 얼마나 깊을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내게도 그런 분야가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일단 글), 꾸준한 사람들의 성공을 그 어떤 벼락 성공보다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박진영의 노래 중에 명곡이 많은데, 그중에 생각나는 건 박진영의 데뷔연도에 발매된, 초등학교 때로 추억 여행하게 되는 <날 떠나지마(1994)>와 꽤 최근에 냈던 <나 돌아가(2017)>가 있다. 들어보시길.


https://youtu.be/AcgIlK_yUp4


https://youtu.be/QOB8cxw8jdQ


매거진의 이전글 스텔라 장과 크러쉬가 하는 고민의 답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