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단면에서 살아가다가
고도를 만나는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진 진정한 도시
직선을 그저 따라가다가
문득 발을 딛고 걸어본 평면은
직선 따라 걷는 삶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비추는 맑은 수면
도시에도 고도에도 지쳐
도로도 걸음마저도 모두 질려
그저 가만히 틀어박혀 멈춰 서고 싶을 때
하나의 공간
아니 어쩌면 하나의 상태
멈춤이라는 움직임
멈춰설 때 비로소 보이는
그 무한한 가능성은
그저 수많은 차원
돌아간다는 것은
고도와 속력을 높이는 삶을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무한한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일
수의 시간을 벗어나
언어의 시간에 접어드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