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알아준다는 것은
그저 힘이 되는 것을 알았다
지쳐서 늘어뜨린 팔을
붙잡아 올려주지는 않아도
처진 어깨를
애써 감싸 안아주지는 않아도
그저 눈 깊은 곳을 바라보며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준다는 것
읽어준다는 것이
그저 기댈 언덕 그림자가
나무 그늘의 작은 조각이
한숨 끝자락의 자그마한 공명음이
늦은 봄 아침 불어온 풀꽃 바람이
그 모든 것들이
힘보다 더 힘이 된다는 것을
그저 힘이 되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가
그저
힘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