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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Jan 29. 2022

새해 계획의 생존 조건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많은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 결심이 성공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실패로 귀결되는 이유는 뜨거운 가슴과 함께 머리마저 뜨거워서다. 뜨거운 가슴과 함께 어느 정도 차가워진 머리로 냉철함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걸 실패해서다. 


결심한 일을 이루는데 기분을 의지해선 안 되는 이유는 모든 변화엔 '저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항이 존재한다는 건, 변화하려는 방향과 반대의 힘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반대의 힘이 나타나는 건, 이미 익숙한 사고방식과 행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거나 그 크기가 크면 그만큼 저항하는 힘도 강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변화에도 나타난다. 급진적인 사회변화는 열성적인 지지를 만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익숙한 것을 변화시키는 일은 개인이나 사회 모두 힘든 일이다. 






나도 새해만 되면 다이어리를 펴고, 새해 목표와 결심을 정성스레 적었다. 적어 놓은 목표를 보고만 있어도 이미 그 일이 이루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결심은 이내 희미해졌고, 기대감은 실망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젠 무리한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섣부른 계획으로 설레는 맘을 즐기기보다는, 현재의 루틴이 무너지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 맘을 다진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거나 목표를 세울 때는 보다 신중하게 다가간다. 무리하게 시작한 일이 기존의 루틴마저 망치는 일을 허다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물론 무엇인가 새해가 시작되는 타이밍은 새로운 의욕을 얻을 수 있는 시점이다. 익숙한 생각, 반복된 행동과 작별할 수 있는 의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시기에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목표를 세우는 일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변화를 일으키려 한다면, 생각해야 할 사실이 있다 바로 변화가 시작되면 저항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다. 몰려올 저항에 대비해야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저항을 대비하면, 저항이 일어날 때 당황하지 않는다. 침착함을 유지하며 저항을 줄일 방법을 찾고, 저항을 달랠 수 있는 힘을 소유할 수 있다. 그렇게 저항을 달래면, 점차 저항이 줄고 변화 행동이 저항의 자리를 떠나 익숙함과 습관의 자리로 이동한다. 




그럼, 저항을 관리할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 먼저 작게 나누어 시작하는 것이다. 한동안  출판 시장에 작게 시작하는 일의 효과성을 다룬 책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 책들은 넘치는 의욕으로 크게 시작하기보다는 작게 실천하는 일이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설파했다. 물론 작게 시작하는 일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때론 많은 양을 몰아서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 푹 빠져 몰입하는 경험은 변화의 속도를 만들고,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드는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타이밍엔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 작게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작게 시작하면, 우리 뇌는 그 상황을 위협적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새로운 행동이 기존 행동과 경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따라서 변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저항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작게 시작하면, 새로운 행동들이 적절하게 의식에서 무의식적 습관의 영역으로 옮겨 감으로, 의식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대상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전략은 감정 기억을 관리하는 일이다. 인간의 기억은 감정과 함께 저장된다. 동일한 사무실인데 누군가는 성취감을 느끼는 장소일 수도, 누군가에는 숨이 막히거나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장소일 수 있다. 사무실이라는 공간에서의 기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변화 과정에서 일어난 저항은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스트레스를 일으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경험과 함께 기억으로 저장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바른 자세를 만드는 행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익숙했던 자세로 돌아가려는 힘과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불편함 경험 때문이다. 


따라서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감정 기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변화 행동이 어떤 감정으로 기억될지를 살피는 것이다. 부담을 느끼거나 불편했던 기억이 다음 행동에 영향을 줄 것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을 마무리할 때 감정의 매듭을 잘 지어줘야 한다. 부담을 느끼고 불편했지만,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속한다면, 부담이나 불편도 줄어들 것임을 자신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이 변화 행동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도 돌아봐야 한다. 불편함, 부담을 안고 저장될 기억의 장소에 성장과 보상에 대한 감정을 실어 보낼 줄 알아야 한다. 






새해 결심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넘치는 의욕보다는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저항을 대비할 줄 알고 다룰 줄 안다면, 플래너에 빼곡히 적힌 목표들은 그 생존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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