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놀이

by 도이

퇴근을 했다.

바지에 단추가 떨어져서 바늘과 실을 들고 바지 단추를 열심히 꿰매기 시작했다.

아이들 눈에는 바느질 하는 내가 신기해보였을 것이다. 작은 바늘에 실을 꿰어서 연신 옷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두 놈이 한참을 신기하게 뚫어져라 본다.

규민이는 내가 만지지 말라고 하니 그냥 가만히 있는데 은결이는 실을 풀었다 감았다 한참을 장난을 친다.

그러더니 노란 실뭉치에 남은 바늘 하나를 찾아서 꽂아놓고는 TV화면에 갖다대고 쓱싹 쓱싹 비빈다.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참을 그렇게 놀고 있다.

내가 단추를 다 꿰매고 실이 달려 있는 채로 바늘을 반짇고리에 꽂았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은결이가 내가 꽂아놓은 실이 달려있는 바늘을 가지고 이불에서 내가 한 것 처럼 바느질 흉내를 낸다.

실의 끝에 매듭을 해놓지 않아서 그냥 술술 빠져나오고 있다.

몇 번을 그러더니 두터운 이불속에 바늘이 숨어버렸다. 은결이 끙끙대며 바늘을 끄집어내려고 실을 거꾸로 연신 잡아당긴다. 실을 거꾸로 잡아당기니 이불속에 있는 바늘이 빠져나오지 않고 걸려있다.

이불속에 숨어있는 바늘이 거꾸로 빠져나올 리 없다. 한참을 은결이가 끙끙대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잘못하면 바늘에 손가락이 찔릴까 염려가되어 위험하니 은결이에게 비키라고 하곤 이불속을 조심스레 더듬어서 바늘을 촉감으로 찾았다.

바늘은 두터운 겨울 이불 깊숙이 들어가서 숨어있었다. 겨우 조심스레 빼낼 수 있었다.


이 기회에 아이들에게 바느질체험을 한 번 시켰으면 좋았을 껄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때 그때마다 맘에 여유를 갖고 체험을 직접 할 수 있게 해줬더라면 그것도 자라면서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늘 나는 얼른 아이들이 하는 행동들을 제지했고 나는 빨리 내 일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바램밖에 없었는 것 같다.

퇴근하면 밥먹고 아이들 밥 먹이고 씻기고 이불펴서 잠을 재우고 나도 쉬려고 하는 맘외엔 없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연구를 해 본 적도 없거니와 다양한 경험을 해주려고 한 시도조차 없었다. 주말이 되면 밀린 빨래와 청소 등등을 하느라 바쁘고 힘들어 오직 어찌하면 푹 쉴 수 있는지 그것만 연구했던 것 같다.

휴식이 내겐 절실했었던 것 같다.

둘째를 자연분만한 한 달이 되던 날 난 담석증 수술을 했다. 차가운 수술실에서 수술을 하고 난 이후 내 몸은 심히 나빠져서 몸이 차고 다리가 아파 아이를 돌보는 것도 심히 힘이 들었으며 계속 회복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돌이 될 때쯤 또 다른 수술을 한 번 더 하여 건강이 심히 나빠졌었다. 그리고 나빠진 건강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었고, 그 상태로 직장을 다니고 14개월차이나는 아이를 퇴근후 돌보고 살림을 사는 것은 내게 참으로 버거운 일이었다. 게다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나는 긴 시간 바둥대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여유있고 행복한 것이 우선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보호자가 맘에 여유가 없고 몸이 아프고 지치면 아이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기 어려워지나 보다.

잘 키우진 못했어도 아프고 힘이 들면서도 아이들을 별 탈없이 키워낸 나 자신에게 오늘은 기특하다고 말해주고싶다. 그리고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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