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거북해하는 것이 계모에 대한 편견이다.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계모중에 좋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신데렐라에 나오는 계모, 장화홍련전에 나오는 계모, 콩쥐 팥쥐에 나오는 계모, 백설공주에서 나오는 계모,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계모, 이 계모중에 좋은 계모는 없다.
그러나 실재 사례는 꼭 나쁜 새엄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순수하고 착한 새엄마가 재혼남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는데 새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투정부리고 헤코지하고 친아빠에게 새엄마를 모함하는 그런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엄마를 잘 못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잠재의식에는 어린시절 전래동화에 나오는 나쁜 계모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새엄마와 삶을 경험해보기도 전에 미리 머리에 나쁜 계모이야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서 가슴으로 새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고정관념은 많은 부분 전례동화의 악영향이라고 본다.
요즘 세대는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새엄마 밑에서 자라나야 할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새엄마에 대한 나쁜 의식을 심어주게 될 전례동화는 오히려 읽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전래동화에 나는 왕자에 대한 이야기!. 모든 왕자는 잘생기고 멋지다. 반면 불쌍한 여주인공은고 어렵고 힘든 삶을 살지만 이뻐야 한다. 그래야 여주인공의 고단한 삶으로부터 왕자가 반해서 구조해준다. 이쁘지 않은 여주인공을 구해주는 돈많은 왕자는 그 어느 이야기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전례동화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가난할 수는 있어도 못생겨서는 안된다. 못생기면 왕자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질 않고 당연히 여주인공을 궁궐로 데려가지도 않을 것이고 고된 삶은 바뀌지 않거나 일찍 죽어버릴 것이다.
신데렐라는 새엄마의 온갖 핍박속에서 살다가 요정의 도움을 받아 궁궐의 파티에 참석하게 되고, 아름다운 신데렐라에게 반한 왕자는 첫눈에 신데렐라의 외모에 반해 신데렐라만 쳐다보고 춤을 추게 된다. 신데렐라가 아무리 화려하게 치장을 했어도 이쁘지 않았다면? 그런 행복한 결말은 있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이건 그야말로 외모지상주의가 녹아있다고 보여진다. 이런 책을 읽은 여자아이들은 여자는 이뻐야 한다는 것을 무의식중에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고 돈많은 왕자님이 구해줄 것이란 환상을 갖고 기다리게 된다. 이것은 결고 주체적인 삶이 아니고 비굴하고 타인에게 의지하는 나약한 삶이다. 여성도 자립을 해야지 남자에게 의지해서 사는 사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백설공주의 이야기는 어떤가?
백설공주는 새엄마 때분에 쫓겨나서 온갖 시련을 겪다가 일곱 난장이의 도움을 받고 살다가 새엄마인 왕비가 준 독사과를 먹고 의식을 잃었는데 왕자가 누워있는 공주의 모습에 첫눈에 반해서 키스를 하고, 공주를 데려가다가 공주를 싣고 가던 수레가 덜컹거리는 바람에 공주 목에 있던 사과가 튀어나오고 공주는 살아나고 공주와 왕자는 행복하게 잘 산다. 백설공주는 왕자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름다운 미모로 누워있는 것이 전부였다. 만일 공주가 이쁘지 않았다면?
나는 첫눈에 반할만큼 그리 이쁘지가 않다. 그러면 나는 돈많은 왕자가 나에게 반해서 다가와 이 힘든 삶에서 해방시켜준다는 꿈을 꾸면 될 것인가? 안 될 말이다. 그런데 이런 전례동화는 그런 허황된 꿈을 심어준다. 그리고 거울을 들여다보면 그리 첫눈에 반할 얼굴이 아니라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나를 보고 첫눈에 빠질 멋진 왕자가 없기에 내 손으로 열심히 돈을 벌고, 아이를 키우고, 바둥거리며 사는 것이다. 나는 왜 이쁘게 태어나지 않았나?
그래서
전례동화에서 반대로 이쁘지 않은 여성이 정말 성실히 일을 하여 무언가 이루고, 누군가의 도움도 없이 자신의 꿈을 성취하고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가치있는 삶을 많이 다루었으면,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여자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애쓰며 살아야 하고, 그런 삶이 가치있는 삶이란 것을 느끼지 않을까?
그리고 그리 예쁘지 않더라도 가치 있는 삶이란 누군가에 기대어 사는 삶이 아니고 주체적인 삶이 진짜 멋있는 것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못생긴 여자도 좀 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전래동화의 결론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왕자와 결혼한 여성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가 결말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미모로 왕자의 맘에 든 여주인공은 궁궐로 가서 호화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정말 행복했을까?
신데렐라는 궁궐의 법도를 모른다. 그리고 제대로 된 고급 예절교육 내지 교양을 익히지 못했다 그런데 이야기처럼 마냥 행복하게 살았을까? 궁궐에서의 삶이 그리 호락호락 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왕자는 궁궐의 법도를 잘 모르고 교양이 부족하며 왕실의 종친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신데렐라에게 실망을 할 것이고,
신데렐라가 들어간 궁궐속은 궁궐밖 세상 못지 않게 온갖 암투와 시기가 난무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그녀는 늘 눈치를 보고 매일 불안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본다.
국내 모 대기업의 이세와 결혼한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사랑이 없는 정략결혼을 하든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그 속에서 왕따를 당한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다. 한 사람을 놔두고 밥상머리에서 알지도 못하는 외국어로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드레스코드를 알려주지 않아 예의없는 사람으로 비치게 하기도 하는 치졸한 방법으로 왕따를 시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어찌 행복을 누릴 수가 있겠는가?
우리나라 궁궐속의 이야기를 봐도 그렇고 영국의 왕실 이기만 봐도 그렇고 권력을 잡기 위해 피나는 전쟁을 치르고 그 피빛나는 전쟁에서 진 사람은 치욕스럽게 삶을 마감한다.
생각하면 할 수록 전례동화는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어쨋든 어린 시절 우리는 멋진 왕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그런 왕자를 꿈꾸게 된다. 삶이 힘들고 고달프면 고달플 수록 이 고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로 내 인생의 멋진 왕자를 꿈꾼다.
그런데 나는 동화속의 주인공들처럼 첫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는가? 안타깝게도 아니다. 내눈엔 충분히 이쁘지만 돈많은 왕자의 이성을 마비시켜 왕비로 삼을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례동화 이야기에 등장도 하지 못하는 수많은 평민의 삶을 평생 살아야 하는 것이다. 왕자가 있다고 하여도 한 나라에 왕자는 겨우 하나 아니면 몇이 되지 않지 않은가? 어찌 그 왕자가 내 차지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멋진 왕자이야기를 꿈꾸는가? 결코 자신에게 해당도 되지 않고 비현실적인 왕자를..........
그건 헛된 꿈일지라도 그 헛된 꿈속에서만이라도 행복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아닐까?
현실은 냄새나고 질척이고 더럽고 끈적한 시궁창에 발을 담그고 있어도, 왕자라는 대상이 있다면 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꿈은 꿀 수 있으니까....
추운 겨울 에이는 듯한 추위에 따뜻한 노란색 전등아래 행복한 사람들이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있는 창밖,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 성냥한개피 피울때마다 행복한 환상을 보며 있지도 않은 행복을 느끼며 죽어가는 성냥팔이 소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