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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과 풀 Aug 25. 2021

아이들의 병간호

형부가 돌아올 수 없는 먼 길 가신 날 

나는 큰언니옆에서 며칠 자리를 지켰다.  하는일이야 별건가?  손님들 응대와 그곳에서 그저 언니랑 함께 며칠 밤을 보낸 것이 전부인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몸살이 났는지 열이 나고 아팠다. 오한과 두통에 앉아있을 수 없어 자동차 뒷자석에서 웅크리고 누워서 집으로 왔다.

쪼끄만 아이들은 내가 누워있으니 남은 자리에 겨우 엉덩이 걸치고 불편하게 앉아서 집을 왔다.

 그런데 쪼끄만 두 녀석이 연신 내 머리에다가 작고 보드라운 손을 대본다. 

이마가 뜨겁다고 하면서...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 말자 난 재빨리 양치하고 이불펴고 누웠다.  쉬고싶었다.

눈을 감고 누워있으려니 쪼끄만 아이둘이 뭐라 뭐라 자기네들끼리 속닥거리더니 큰 놈이 편지라면서 가지고 온다.

'엄마 빨리 나아서 산보가요 사랑해요.' 뭐 이런 이쁜 글이 써있다.

둘째놈은 내 머리에 물수건을 얹어준다며 손수건을 뜨거운 물에 적셔서 내 머리위에 철퍼덕 얹어준다.

덜 짠 손수건에서 뜨듯 미지근 한 물이 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잠시후 둘째놈의 손길이 느껴진다.  큰 아이 규민이가 손수건을 만져보더니 찬물로 해야 된다며 손수건을 다시 가져가서 찬물에 씻어서 꼭 짜서 내 머리위에 얹어준다. 

이번엔 제법 서늘하고 물도 줄줄 흘러내리진 않는 손수건이다.  

그렇게 규민이가 몇 번 손수건을 더 갈아주었다. 

그러다 다시 한번은 또 칠벅한 물이 흐른다.  눈을 뜨지 않았지만 짐작컨데 둘째 은결이가 한 모양이다. 

“은결아 물이 너무 많아!“

 했더니 가져가서는 짜서 다시 이마에 얹어준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의 손길을 느끼며 아프지만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폭 잔 덕분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훨씬 개운하다.

 규민이는 일찍 일어났는데 은결이 계속 자고 있다.

자고 있는 둘째 은결이를 깨우니 짜증을 낸다. 

내가 자는 은결이 귀에다가

 “은결아 엄마 이마에 물수건 얹어줘!”

 했더니 신기하게도 쿨쿨 자는 것 같던 은결이가 냉큼 일어나더니 작은방으로 쪼르르 간다. 

그리곤 농문을 열고 손수건을 찾는다.  아이들 아빠가 그 방으로 따라 가니 은결이가

 “아빠 손수건 어디 있어?”한다.

내가 가서 

“은결아 은결이가 어제 밤에 엄마 이마에 손수건 얹어줘서 다 낳았어” 

했더니 그제야 거실에 가서 tv를 본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보석같은 아이들이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 덕분에 지친 심신을 잘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내 마음의 영양제같은 존재였는 것 같다.  아이들로 인해 힘든 때도 많았지만 내가 아플 때는 아이들이 내 맘을 치유해줬나보다. 

그래서 가끔 많이 지치고 힘들 때는 아이한테 엄마가 힘이 들고 지쳤다고 안아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면 많이 위로가 되었다.

그 누구의 품보다 아이들의 품이 따스하고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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