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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과 풀 Aug 25. 2021

과일껍질 마사지 효과

규민이 은결이는 나를 닮아 피부가 건조하다. 

규민이 아빠는 아이들의 피부가 건조한 것이 과일껍질을 바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주장을 한다.

규민이 아빠는 어릴 때 집에 과수원을 했고, 그래서 과일을 많이 먹고 자랐으며 먹고 난 과일껍질을 피부에 발랐는가보다.  그리고 피부는 나보다 더 보들보들하고 촉촉하고 좋다. 그리고 늘 본인의 피부가 좋은 이유가 과일껍질을 피부에 발라서 그렇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당연히 믿지 않지만 본인 생각이 그러하니 아이들에게 과일을 먹고 나면 항상 과일 껍질을 피부에 발라주려고 애를 쓴다. 

오늘도 아이들을 데리고 애들 아빠가 은결이에게 과일껍질 세뇌교육을 시킨다.

"은결아 사과껍질 바르면 아빠처럼 피부가 이렇게 돼 알겠지? 그러니까 과일껍질 피부에 자주 발라."

은결이는 다리를 아빠한테 천연덕스럽게 맏기고 한참 듣고 있다가 궁금증이 생겼나보다.

“그럼 아빠처럼 다리에 털 나?”


애들 아빠는 피부가 촉촉한 것이 목적이었는데, 은결이 눈에는 촉촉한 피부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다리에 송송 솟아올라온 까만 다리털들이 눈에 들어왔나보다.

숲에 자라는 나무와 풀들처럼 거름과 물을 주면 무럭무럭 잘 자라듯이 은결이 눈에는 과일껍질 수분이 다리의 털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영양분으로 보여졌나보다.

어른의 바람이 아이의 바람과 다르고 보는 시각이 이리도 다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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