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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과 풀 Aug 25. 2021

무서운 표정연습

2007.06.19

며칠전 TV를 보다가 은결이가 나한테 TV에 나온 단어를 물었다.

"엄마 위험이 뭐야?"

"응 그건 말이야,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이런거고 또 커다란 개가 은결이 앞에서 으르릉대고 있으면 위험한거야"

"그럼 무서운 표정 지으면 되지"

"무서운 표정? ㅎㅎㅎ 은결이가 무서운 표정 지어봐"

은결이는 아무런 표정도 못짖고 그냥 있다. 나름대로 무서운 표정을 지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모르나보다.

며칠이 흐른 후에 은결이는 책을 보다말고 나한테 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켜들고 나를 본다.

푸하하 나는 알았다 그 표정이 은결이가 며칠동안 연구한 무서운(?) 표정이란 것을...커다란 개가 도망갈만큼 무서운 표정....

어느날 친한 언니 두명과 그 아들 그리고 내 딸아이 둘을 데리고 인근 절에 놀러갔다.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싶어 휴대폰으로 은결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은결이가 갑자기 본인이 연구한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근데 내눈에는 무섭지 않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무서운 표정연습을 혼자 한 은결이는 어떻게 연습을 했을지 물어볼 껄 그랬다.

거울을 보고 연습을 했는지....

그냥 상상을 하면서 연습을 했는지...

텔레비전의 무서운 표정을 짓는 배우들을 보고 연습을 했는지....

아무튼 꽤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에는 성공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으르릉대는 커다란 개가 은결이의 무서운 표정(?)을 보고 도망을 갈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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