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7일
퇴근후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왔다. 초등학교 들어간 규민이가 학교에서 시험을 쳤단다.
"엄마 그게 뭐지? 왜 있잖아 지금까지 공부한거 시험치는거...."
"아! 기말고사?"
"어 맞어 기말고사!... 한개는 70점 맞고, 한개는 80점 맞고 나머지는 모두 90점이야! "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 처음 시험을 쳤나보다. 학생들중 규민이의 성적이 어느정도인지 몰라 서
"와! 규민이 정말 시험잘쳤네! 그런데 다른 친구들도 규민이처럼 잘 친 친구 있어?"했더니...
"응 어떤 친구는 100점 맞은 친구도 있어"한다. 규민이의 성적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처음 친 시험에 아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나는 그저 잘했다고만 말했다. 그런데 규민이는 자기보다 더 잘한 친구가 신경이 쓰였는지 성적이 더 좋은 친구를 얘기한다.
잠시후 은결이도 덩달아 유치원에서 시험을 쳤다며 신나게 말한다.
"엄마! 있잖아 나도 시험쳤는데 말이야 100점 맞았다."
"아 ! 그랬어? 잘 쳤네...다른 친구들은 몇점 맞았어?"했던니 은결양 왈
"다른 친구들은 말이야 5점 맞은 친구도 있고 20점 맞은 친구도 있고...." 은결이 말을 들어보면 다른 친구들시험성적은 온통 엉망이다. 게다가 유치원에서 시험을 칠 리도 만무하지만 5점이 있다니 의심을 품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은결아 시험문제가 모두 몇개야? 열개야 스무개야?"했더니
씩씩하게 "열개야!"한다. 시험문제가 10개인데 5점맞은 친구가 있다니....ㅎㅎㅎ
※ 추후 은결양한테 "정말 5점 맞은 친구 있어?" 했더니 "응 정말 있어" 하더니 사실은 시험을 친 사실이 없답니다. 흑흑 거짓말쟁이....
은결이는 참 거짓말을 잘 했는 것 같다. 커서 내게 거짓말 한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유치원 다닐 때까지는 갖가지의 재미난 거짓말을 내게 잘 한 것 같다. 쪼끄만 입으로 쫑알대며 하는 거짓말들이 그리 나쁜 의도가 없고 재미난 상상력에서 비롯된 귀여운 에피소드정도라 여겼다. 그리하여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이 나쁘다며 나무란 적도 없는 듯 하다. 만일 나쁜 의도로 거짓말을 하였다면 내가 혼을 내었을 것이다.
너무 빤히 보이는 거짓말 들이었고 무언가를 얻기위한 불순한 의도의 거짓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 내가 은결이의 거짓말에 그리 호의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을 자동 알게되었고 아이들의 거짓말로 내가 화가 난 적은 없다. 재미난 거짓말이 요즘은 들어보고 싶은 지경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저런 재미난 에피소드가 될 만한 거짓말은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