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자생꽃

큰두루미 꽃과 전호나물 꽃

by 도이

울릉도 산행을 했다.

나리분지 둘레길을 걷는데 큰두루미 꽃이 소복이 군락을 이루며 이쁘게 자라고 있었다. 잎이 넓고 낮게 일정한 길이로 자라고있어 아주 이쁘고,두루미꽃이 있는 곳에는 워낙에 소복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다른 잡초들이 자랄 수 없어보였다.

내가 만일 작은 땅이 있어 집을 짖는다면 두루미 꽃과 전호나물을 심고싶다고 말했다.

두루미꽃이 이리 소복이 자라니 관리하기 힘든 땅이 있다면 이 두루미 꽃을 심어놓으면 잡초를 뽑느라 허리가 아프지 않아도 되고,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되고, 꽃도 피고 가을엔 빨간 열매도 맺는다. 이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전호나물은 이른 봄에는 나물로 먹으면 향이 좋고 건강에도 좋은 봄나물이다. 게다가 하얀 꽃이 펴서 보기도 좋으니 마당한켠에 심어놓으면 나물로도 먹고 꽃으로도 보고, 입도 즐겁고 눈도 즐거우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그런 얘기를 했더니 같이 동행한 직장 상사분이

"어허! 절대 심으면 안되는 것들만 우째 심으려로 하노."

이러신다.

"왜요?"하고 그 이유를 물으니 두루미꽃과 전호나물은 절 대 심으면 안되는 이유가 너무 잘 번식한다는 것이다.

두루미꽃이 번식을 너무 잘해 주변에 명이나물도 자라지 못하게 하고, 전호나물은 꽃이 질 때쯤이면 꽃가루가 뽀얗게 공기를 둥둥 떠다니며 온천지 씨앗이 날아다녀 번식을 너무 잘한다는 것이다. 하긴 울릉도에 땅이 있는 곳 대부분에는 전호나물이 있다. 쓰레기장 옆 폐타이어 밑에도 전호나물꽃이 있고, 개울가에도 전호나물꽃이 있고, 내 방 창밖에도 전호나물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펴있고 없는 곳이 없다. 창밖에 하얗게 펴있는 전호나물꽃은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이런 내가 농사짖는 다른 사람눈에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번식을 너무 잘해서 다른 채소들이 자라질 못하기 때문에 절대 심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반드시 심고자 하는 이유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심으면 안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ㅎㅎ

게으르고 농사짓는 것을 하지 못하는 내게는' 땅을 어떻게 하면 손대지 않고 관리할 수 있는가?' 이것이 문제인데 농사를 지으시는 분에게는' 어찌하면 채소를 방해없이 키울 수 있는가?'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농사를 짓고 안짓고, 게으르고 안게으르고의 문제가 이리도 사물을 보는 시각을 정반대로 하는 것이다.

여하튼 나는 만일 육지에 작은 마당있는 집을 짓게 된다면 이 두 풀들을 심고 싶다. 그리고 나는 잡초뽑는 일에서 해방되고싶다.

시골에 땅은 사고싶고, 풀은 관리하기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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