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뼈이름 이야기

by 도이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아이를 돌봐주실 분을 만나고 그분 댁에 나의 딸아이를 맡기고 난후

내가 내 딸아이를 돌보는 그분을 신뢰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의견을 그분이 무시했을 때다.

"저 .. 저는요 애들 과자먹이고 그러는 거 별로 안좋아해요."라며 인스턴트음식과 과자를 덜 먹이면 좋겠다는 의사를 완곡하게 말씀을 드렸고, 그분은

"아! 저는 애들 곱게 돌보고 잘 돌보고 그런 것 잘 못해요. 그저 제 편한대로 돌볼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아이들을 그 분 집에 맡기고 난 며칠 후에 퇴근해서 아이들을 데리러 가니 그분은 초코파이와 과자를 두고 먹이고 계셨다. 내가 다른 부탁은 안드렸어도 과자는 좀 덜먹이고 싶어서 그것 하나 부탁드렸는데 그분은 나의 부탁을 무시하시고 내 눈앞에서 보란듯이 아이들에게 과자를 먹이시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느꼈다. 이분은 최소한 나에게 거짓말은 안하실 분이구나! 그때부터 나는 그분을 신뢰하게 되었다. 내가 과자를 먹이지 말 것을 부탁드렸는데 그분은 마음껏 하고싶으신 대로 과자를 먹이고 계셨고 나에게 그것을 감추지 않으셨다. 어찌보면 내 말을 무시한 그분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그분 말씀이라면 나는 믿어도 되겠다는 신뢰감이 생겼고, 그 신뢰감은 변하지 않았다.

별로 계산적이시지도 않으셨고, 그분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잘 돌봐주셨다. 물론 내가 원했던 인스턴트음식이나 과자를 먹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은 묵살당했다.

그분 말씀이 아이들 깨끗하게도 돌보지 않으실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그랬다.

한 번은 토요일 퇴근후 와보니 아주머니는 우리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놀게하고 지켜보고 계셨는데 아이들은 놀이터 모래바닥에서 뒹굴고 흙을 뒤집어쓰고 난리도 아니다. 아이들이 깨끗하게 놀지 않아서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고 건강하게 더럽게 노는 것이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그분은 그렇게 더럽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내게 전혀 감추지 않으셨다. 보통은그렇게 마음껏 실컷 뛰어놀게 하시고 더러워진 아이들을 깨끗이 목욕시키고 엄마인 내가 올때까지 기다리신다.

나는 그렇게 건강하게 더럽게 노는 아이들을 보는 것을 보며 안심을 했다. 나보다 한참 육아선배시고 엄마인 나의 눈치를 안보시고 있는 대로 보여주시고 아이들 돌보는데 나름의 철학을 갖고 계시니 나는 좋으신 분을 만났다 여겼다. 둘째 딸아이는 그분을 은연중에 엄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분은 그 엄마라는 소리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아이들을 소중히 돌봐주셨다.

나는 사람을 한 번 신뢰하면 그다음부터 의심을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 나의 판단은 맞았다.



"엄마 이건 무슨 뼈야?"

자기 몸에 관심이 생긴 은결이가 몸의 딱딱한 부분이 뼈라는 것을 알게된 이후 자기 몸의 딱딱한 뼈들의 이름에 관심이 생겼다. 내가 짧은 지식에 몇가 가지 뼈이름을 가르쳐주었다.

"은결아 이건 말야 갈비뼈고 이건 골반뼈고........ 그리고 이건 복숭아뼈"

듣고 있던 은결이가 갑자기 키득키득 웃으며 묻는다.

"복숭아뼈? 키키키키........엄마! 그럼 사과뼈는 어디있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만 우울한 것이 아님을 ᆢ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