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0시까지 근무하고 오늘 또 근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니 시야가 흐려서인지 얼굴이 꽤 뽀얗게 이뻐 보인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여자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조금이라도 이뻐 보이면 기분이 좋다.
'음~~~ 이쁘네!'
실은 눈은 팅팅 붓고 눈은 충혈되고 못난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침 일찍 깨서 일어나지 않고 유튜브영상을 폰으로 몇 시간 동안 보느라 눈이 나빠서 시야가 흐려진 덕에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뽀얗게 보였으리라.
방으로 와서 화장품을 바르는데 로션이 똑 떨어졌다. 다른 화장품이 뭐가 있는지 둘러보는 내 눈에 한 병이 눈에 들어온다. 큰 글씨로 '아르간오일'이라 쓰여있다. 용도가 궁금하여 작은 글씨를 보려고 애를 썼으나 잘 보이지 않았으나 '바르면 흡수가 잘된다'는 글을 읽었다. '오~ 좋겠는데~' 손바닥에 꼭 짜서 얼굴에 골고루 펴서 발랐다. 좋은 향기가 나며 얼굴이 매끈해지는 기분이다. 손가락 다섯 개로 얼굴 골고루 문질러가며 흡수가 되게 열심히 발랐다.
오! 향기가 나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그 좋은 향기를 더 맡고 싶어서 좀 더 많이 짜서 듬뿍 발랐다.
목이 늙으면 안 되겠기에 목도 발랐다. 그리고 다시 병을 보니 좀 더 많은 글씨가 보였다. '머리를 감고 덜 마른 상태에서 헤어에 바르면.............' 헐~
그건 얼굴용이 아니라 머리용이었다.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다시 하려다 귀찮아졌다. 그리고 스스로 나의 게으른 행동에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머리에 좋으면 얼굴에도 좋겠지. 그리고 이 향기를 내가 종일 맡으면 좋을 거야'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하려면 그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유를 찾는다. 나는 머리용인 오일을 얼굴에 발라놓고 귀찮아서 다시 세수하기 싫기에 그래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은 것이었다. 역시 나는 똑똑해!
오일을 씻지 않고 끈적한 얼굴에 다른 화장품을 덧발랐다. 선크림, 비비크림, 그리고 눈 아이라인을 좀 진하게 그려보았다. 꽤 sexy해 보인다. 느낌은 항상 주관적인 것이다. 누가 내 글을 읽더라도 나의 느낌을 욕하지 말아 주시길......
오늘도 아침을 사과로 먹으려고 작은 가방에 사과 네 개를 넣고 비타민 영양제 한 봉지 챙겼다.
명상유튜브를 틀어놓고 이어폰을 꽂고 사무실에 왔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내 귓구멍에 명상유투버가 무한 반복해 쫑알거리고 있다.
'나는 매일매일 물 흐르듯 좋아진다. 나는 매일매일 물 흐르듯 좋아진다.'
물소리와 함께 계속 이 소리를 무한반복한다.
정말 나는 매일매일 물 흐르듯 좋아질 것만 같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해결된다, 모든 상황이 물 흐르듯 정리된다.'
정말 그리 될 것 같다.
긍정적인 세뇌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