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떨어진 나를 추스르면서......
하나가 무너지면 인생이 통째 허망하고 실패한 것처럼 느껴진다.
진정한 행복은 즐거움이 아니고 평온함이다.
최근 승진면접시험을 쳤다.
몇 달 동안 승진면접이라는 목표를 향해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희망적이었다. 꽤 발표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고, 아는 것이 없어도 뭐라도 말할 것 같다는 동료들의 칭찬을 어리석게 믿었다. 그리고 나 자신 메타인지가 바닥이었는지 잘할 것 같은 막연한 자아도취 혹은 자만심에 빠졌었는가?
결과는 낙방이었다.
내가 내심 속으로 절대 될 것 같지 않았던 후배가 덜컥 합격자 명단에 올라있는 것을 보고 내심 충격을 받았다. 내가 떨어진 것도 속이 상하지만, 절대 될 것 같지 않던 후배가 된 것에 대해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문제는 내가 실패한 것은 고작 승진시험 하나인데 내 인생 전체가 꼬이고 실패한 인생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실패한 것에 대한 자괴감에 잠이 잘 오지 않고, 스스로 비애감에 젖어서 나머지의 나와 관련된 대부분의 일들이 엉망인 것 같고 실패하고 하잘것없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을 해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집중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였다.
이래서 우울증이 오는구나!
지난날 노력했던 나의 시간들만 허사인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이 다 엉망진창이 된 것 같은 생각에 빠른 자존감을 회복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어느 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진정한 행복은 기쁜 일, 보람찬 일 그 모든 것이 진정한 행복은 아닙니다. 행복은 평온한 상태입니다. 기쁨도 없고, 즐거움도 없고 그저 평온한 상태가 진정한 행복입니다. 기분 좋은 일이 행복이면, 행복하기 위해 그 기분 좋은 일이 계속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분 좋은 일이 없어지면 기뻤던 그만큼 더 불행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합격했다면, 지금 나는 행복이라는 것에 취해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분이 없어지면, 또 다른 종류의 고난이 다가올 것이고, 기 합격의 기쁨은 이미 내 것이라 행복지수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기쁠 수 있는 일을 한 해 뒤로 보류해 두고, 지금은 평온하기 위해 힘써야겠다.
진정한 행복은 평온이니까... 평온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 맘을 가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