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생활을 잘 하려면 기다림을 잘 하여야 한다.
육지를 오가기 위해 배가 뜨는 날을 일주일정도 기다려야 하고
인터넷을 신청하고는 기사분이 오시길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하고
택배를 신청하고 받기 위해서 두 주를 기다려야 하고
포장이사짐이 도착하기를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그렇게 많은 것들이 기다림의 연속이다.
겨울철에는 파도가 높아서 매일 여객선이 뜨질 않고 파도가 고요한 날 겨우 배가 뜨는데 겨울철에는 일주일에 하루정도 배가 뜬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이곳 울릉도에 오던 날은 파도가 얌전해서 나는 흡사 요람에 있는 아기마냥 포근하고 재미남을 느끼며 즐겁게 올 수 있었다. 나만 그리 느꼈는지 다른 사람들은 화장실 안에서 변기를 부여잡고 웩웩 토하는 소리가 들리고,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이곳저곳에서 멀미하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그리고 작은 관사에 들어와서 보일러 기름을 넣기 위해 기름차를 한참기다려야 했다. 낮에 요청한 기름차는 저녁에 어두워져서야 겨우 도착을 했다. 그래도 그날 바로 기름을 넣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기름차는 기름을 넣기 위해서 아주 좁은 언덕길을 간신히 올라와서 그 좁은 공간에서 조금씩 조금씩 트럭의 궁둥이를 이리 저리 비틀어가며 틀어서 자리를 잡고 2층에 있는 집으로 검고 길다란 호수를 끌어 올려서 보일러실 창문을 열어놓고 보일러 탱크에 관을 넣고나자 주유하는 소리가 쏴~ 하고 들린다.
"얼마를 넣을까요?" 하는데 나는 "가득 넣어주세요" 했다. 그것이 얼마나 잘 한 결정인지 모른다.
바로 다음날부터 펑펑 눈이 내렸으니 기름 넣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 좁은 눈길을 주유하기 위해 올라오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좁은 공간에서 트럭을 돌리는 것은 거의 곡예에 가까워보였다.
옆집에 사시는 분이 그 집에 기름을 미처 넣지 않음을 눈이오고 나서 깊이 후회를 했다. 반면 나는 그득한 나의 기름탱크를 흐뭇하게 여겼다. 한참을 기름걱정없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 울릉도는 화물선이 매일 오지 않고 주 3회 오간다. 그러나 기후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화물선이 운행하지 않아 좀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내가 주문한 여러가지 물품을 몇 주만에 받아볼 수 있었다.
국자, 밥주걱, 유리컵, 찜냄비, 그릇건조대, 반찬통 기타등등 기타등등
오랜 기다림끝에
문밖 가득 쌓여져서 눈을 맡고 있는 물품들을 보고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기다림이 길어딜수록 만남의 기쁨은 기다린 시간만큼 배가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울릉도 생활이 주는 많은 자잘한 불편함들이 그것이 해소되었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끼게 한다.
고된 노동을 하고 자는 밤잠이 유난히 달콤하듯이
생활의 불편함들이 해소되었을 때 오는 만족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