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살아낸다는 것

by 도이

산다는 것은 즐거워서 사는 것도 아니고, 보람있어서 사는 것도 아니고, 행복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끝을 알고 사는 것도 아니고, 그저 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채 세상에 태어나서 왜 사는지도 모르는 채 사는 것이다. 몸이야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삶이 시작되었지만, 왜 이세상에 태어났는지 그렇게 시작된 인생이 언제쯤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 삶이 기쁨만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온갖 기쁨.슬픔.괴로움. 행복. 고통. 보람 등 무한한 감정들속에서 가끔은 절망감에 허우적대고 가끔은 행복에 젖기도 한다. 그 중 어떤 사람은 행복감을 많이 느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절망감을 더 많이 느낄 수도 있다. 살아온 인생이 다 다른만큼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도 참으로 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고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지인들에게 가끔 물어보면 젊어지는 것은 좋지만 다시 젊어져서 그 인생을 다시는 살고싶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나 역시 그렇다. 나이 듦이 무섭고 두렵지만, 그래서 다시 젊어져서 건강을 되찾고 팽팽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좋으나, 다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노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제 육아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나름 인생에 안정적인 생활로 접어드는데 다시 힘든 세월을 겪기에는 지쳐있고, 알기에 더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나온 세월이 쉽지 않았고 나름 모두에게 힘들어 다시 겪고싶지 않은 것이다. 가끔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상상을 해보라.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아픈 고통을 참아내고, 목마름을 참아내고, 퇴약볕을 참아내고, 그러면서 보람과 희열을 느끼며 달려왔는데 다시 달리라고 한다면 누가 달리겠는가? 이만큼 달려왔으니 이제는 쉬고싶은 마음인 것이다.

지나온 세월 아름다운 순간순간들이 많고, 후회가 되는 부분이 있고, 다시 살면 그리 살지 않겠노라는 부분이 설사 있다 하여도 삶이 그리 내뜻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다시 돌아간다고 하여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나는 매 순간순간 나의 부족한 지혜와 에너지로 그때그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그러니 돌아간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나는 가끔 이리 말한다. 지나온 것은 다 잘한 것이고, 잘 된 것이고,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다고...

그렇다 지나온 나의 삶은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기에 나로선 잘 한 것이다. 후회를 한들 속상함만 있지 돌이킬 수는 없지 않은가? 생각하고 염려해야 할 부분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인 것이다.

아래는 내 삶의 한 부분이었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남은 아이들과의 예전 추억이다.


공립유치원에서 사립유치원으로 옮기고 나서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고 온다.

테이프와 책을 들고오는데 은결이 가져온 책의 첫문장이

"Jiho is the father"이다.

그런데 김은결양 "엄마 Jiho is the father이 상주말로 뭔줄 알아요?"하며 질문을 한다.

내가 " 뭔데?" 했더이

김은결이 "지호가 아빠예요"랍니다. ㅋㅋㅋ

"은결아 그럼 서울말로는 Jiho is the father이 무슨 말이야?"했더니

김은결이....."몰라... 뭐예요?" 한다.

"엄마도 잘 몰라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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