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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Jun 12. 2018

자비에 르그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브런치 무비패스 4.

이번 영화를 취소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몬타나> 때는 표 확인에 따른 오해의 문제였지만, 이번엔 영화를 피하고 싶었다.

 정확한 장르에 내용이 불분명하고, 언뜻 가정 폭력과 관련된 영화임을 알 수 있어서 고통 받고 싶지 않았다. <장화, 홍련> 이후 공포영화는 절대 보지 말자는 다짐을 했기에 앞으로도 거를 것이지만, 이 영화도 걸렀어야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경험과 취향이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형식적인 기록이고, 타인이 내 글을 보고 영향을 안받았으면 한다.

 프랑스 영화. 포스터에 온갖 수려한 한줄의 평가는 솔직히 무시해도 된다. 자리에 못 박을 영화라 해서 엄청난 충격이나 여운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이번 영화의 장소는 "대한극장". 몇 년 간격으로 충무로를 지날 일이 있어 항상 그 이름의 상징성과 위치는 잘 알고 있었지만 안에 들어온 것은 처음.

 엄청 낡고 허름할 거라는 우려와 달리 깔끔하게 잘 단장되있었다. 영화관 자체로 영화 예고편을 감상한 느낌.

 동시에 여러 시사회를 같이 하긴 하지만, 나는 칼퇴근을 해야 겨우 맞춰서 올 수 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일찍 자리를 채우는 것일까.


 아이가 달려가는 모습의 포스터가 너무 불안한 느낌이라 아니길 바랐는데.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클로즈업이 잦은 촬영기법과 3자의 시선으로 보는 장면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친아빠인지 엄마의 남친인지도 불분명한 덩치 큰 남자가 언제 아이를 때릴까봐 영화 끝나는 내내 불안해 했고, 이것이 감독의 목표였다면 완벽하게 성공했다.

 개인적 트라우마가 떠올라버려서 매우 불편했다. 만약 집에서 혼자 이 영화를 봤다면 오프닝 20초에 꺼버렸을거다.

 

 왜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일까? 는 지극히 편협한 내 주관이고, 이런 불편한 영화를 봐야 자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질 것이니까.

 신고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 2시간짜리 광고라도 해도 무방하다.


 가장 인상적인 씬은 체감 5분 가량 화장실에서 신발만 보여주는 장면인데, 그걸로 모든 감정과 상황이 다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왜 등장인물을 남매로 설정했는가 하는.

 그리고 이해안되는 아이의 이중성. 왜 돌아왔을까? 이것도 장치일 수도 있겠다. 기승전결이 명확하다. 결말이 너무 극단적이지만, 그대로 끝내버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것에 허무함. 반전.

 그래도 자리에 못 박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프랑스라도 흥행을 바라지 않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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