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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Jun 19. 2018

3. 주관적인 추천도서

일본 가기 전에 읽고 가면 좋은 책들

주관적인 추천도서


몸이 2개였으면 좋겠습니다. 근래에는 게으름을 안부렸는데도 글 쓸 시간이 모자라네요. 

일본 와서 2월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셔, 저는 괜찮습니다만 제 주변 사람들이 큰 피해를 봐서 응징을 하고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어드벤처스릴러 영화 한 편을 찍고 있는 듯한, 정말 흥미진진한 워킹홀리데이를 보내고 있네요. 이것도 하나의 주제로 올려도 되겠습니다.

사기꾼도 곧 잡아넣을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통신원’이니 제가 있는 곳을 계속 소개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워킹홀리데이 오는 분들에게 사전 정보를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사카에 저 말고 1명의 통신원이 더 있으니 제 개인적인 소식보다 일단 초반엔 필요한 정보 위주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월급 받으면 제일 먼저 괜찮은 카메라를 사서 눈호강 시켜드리겠습니다.


일본, 아니 일본 뿐만 아니라 외국은 물론 모르는 어떠한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찾으시나요?

제가 국민학교(이 단어를 저만 아는 것이 아니기를) 학생이었던 시절, 분명 숙제가 있으면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두꺼운 백과사전 전집이었습니다. 책꽃이 한 칸을 다 차지했던. 모르는 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꽤 시간이 걸리던, 그러면서 원래 찾아야할 것 이외의 정보까지 같이 읽게 되었었죠.


20년이 지나서 이제 컴퓨터도 아닌 스마트폰으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초록색 창에 검색부터 합니다. 원래 찾아야할 것 이외의 정보를 얻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난 분명 오늘 날씨가 궁금했던 것인데 어느새 아무 짝에 쓸모없는 연예인 열애설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을 깨달을 때는 참 자괴감이 듭니다.

정보의 바다라고는 하지만 블로그와 광고가 난잡하게 뒤섞인, 출처도 불분명한, 비전문가의 글이 대다수여서 아주 협소한 지식 밖에 얻지 못하는 것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부터 봅니다. 이 한 마디 하고 싶었던 것인데, 참 말이 많지요?


시간이 없어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생각해보면, 절대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워홀 통신원이 쓸데없는 충고를 합니다만 한국이든 외국이든, 한글로 되있든 외국어로 되어있든책은 늘 가까이하시고 읽으셨으면 합니다.


일본에 가져오셔도 좋지만, 가급적 오기 전에 모두 읽고 오셨으면 하는 책들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얻을 수 없는, 유용한 정보가 든 책들. 제가 읽은 책들로만 소개합니다. 


숫자는 순위와 아무 상관 없습니다.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1,2,3,4 : 유홍준 : 창비 : 18,000원 


전통과 역사에 관심없으신 분들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아스카, 나라, 규슈, 교토 인근으로 워킹홀리데이 거주지를 정하시거나 관광을 하시려는 분들께는 추천을 넘어 필독 도서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예술에 문외한이라 읽어도 유 교수님이 느끼는 감흥을 못 느낍니다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교토를 오랫동안 돌면서 제가 해석한 답사기를 남겨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느 위치에 무엇이 있다는 것을 넘어서, 역사적 유래와 일본 문화에 대한 소개까지 자세히 있어 역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가급적 또다른 일본 역사책을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다른 어떤 책들보다 서문이 가장 인상적이라 보여드리고 싶어 인용합니다.



"일본인들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인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문화를 무시한다." 

한일 양국은 모두 이 콤플렉스의 색안경을 벗어던져야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말하자면 아직 분단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너도 나도 얘기하듯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 남한만으로도 더이상 일본에 꿀릴 것이 없다. 바둑도 피겨스케이팅도 골프도 우리가 더 잘한다.
과거사에 별로 갈등을 느끼지 않는 젊은 세대들은 벌써 그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가까운 이웃으로 넘나들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개인적 정략을 위해 구태의연함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미래의 주인공들은 그 장벽을 허물고 있다는 희망을 보면서 나는 그들을 향해 이 책을 썼다. 

[아랍인과 유대인의 경우처럼 한국인과 일본인은 같은 피를 나누었으면서도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한 적의를 키워왔다. (...) 한국인과 일본인은 수긍하기 힘들겠지만, 그들은 성장기를 함께 보낸 쌍둥이 형제와도 같다. 동아시아의 정치적 미래는 양국이 고대에 쌓았던 유대를 성공적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재러드 다이아몬드 

백제와 고구려는 서로 왕까지 죽이면서 싸웠던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었다. 반면에 백제와 왜는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다. 왜는 가야의 철기문화를 받아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야와 함께 신라를 쳐들어가기도 했다. 백제는 왜에 문명을 전해주었고, 그 대신 수시로 군사적 지원을 받은 맹방이었다.
일본을 답사하면서 백제 무령왕이 규수 가카라시마에서 태어났다는 사실, 663년 백촌강 전투 때 일본이 백제 부흥군을 돕기 위해 무려 2만 7천명의 병력을 지원했다는 사실, 나당연합군에 패한 일본과 백제 망명인들이 다자이후에 수성과 대야성을 백제식으로 쌓은 것이 지금도 남아 있는 사실을 보면 그때 그런 일이 다 있었던가 스스로 놀라게 된다.
민족주의의 세례를 받고 민족과 국가를 일치시켜 역사를 보아온 시각에 익숙해있어서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 민족으로 한편이고 왜는 외적이었다는 선입견이 있으면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만약에 1500년 뒤 후손들이 오늘날 남북한이 대치하면서 북한은 중국과 가깝고 남한은 미국과 가까운 것을 모르고 '그래도 남북한이 속으로는 하나였겠지'라고 생각한다면 21세기 한국 역사가 바로 보일까. 

일본인들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한반도를 거쳐' 들어왔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그렇다면 아들이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으면서 "아버지 손을 거쳐 회사 돈이 들어왔다"고 할 것인지, 냉소를 금치 못할 때가 많다. 

일본의 역사왜곡이 한국인에게 역으로 작용하여 한반도의 영향만 강조하면서 그네들이 이룩한 일본문화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거의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문화란 생명체와 같아서 움직이고 흘러가고 변신한다. 호수에서 흘러 내려간 물이 저 멀리 계곡에 이르러서도 호숫물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문명의 연원이 한반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또다른 강물을 이루어간 것은 명확히 그네들의 몫인 '일본문화'이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신대륙으로 건너가 이룩한 문화는 미국문화이지 영국문화가 아니듯, 한반도의 도래인이 건너가 이룩한 문화는 한국문화가 아니라 일본문화이다. 우리는 일본 고대문화를 이런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들이 천황이라 하든, 황제라 하든, 파라오라 하든, 카이저라 하든 우리는 왕으로 인식하면 그만이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1:규슈> 서문  


2. <아틀라스 일본사>  : 일본 사학회 : 사계절 :  29,800원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역)사학을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제일 가까운 나라임에도 일본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은 임진왜란 즈음과 근현대사의 극히 일부 뿐이었습니다.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가장 우선은 역사라는 말에 동의를 해서, 일본 오기 전에 ‘전국시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일본 와서는 전반적인 개괄을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일본사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책이 있는데 지도를 포함한 자료가 매우 인상적인 책이라, 책 읽기 싫어하시는 분은 그림만 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왕조가 바뀌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세계사 책보다 상당히 지루합니다만,  분명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3. <모모짱의 도키도키도쿄 1,2> : 모미영 : 이투스 : 9,900원

    <나는 오사카로 출근한다> : 모미영 : 에디션더블유 : 13,000원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책을 찾다가 유일하게 있는 책이었습니다. 

인포센터 같은 사이트를 제대로 알았더라면, 그리고 지금 정도로 쌓여있는 정보량이라면 저자에게는 죄송합니다만 책이 오래되기도 했어서 굳이 필요없을 수도 있는 책입니다. 재미 위주로 너무 구어체로 적혀있어서 저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간접체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리고 워킹홀리데이의 결실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오사카로 출근한다>라는 책으로 또 알 수 있어 같이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일하신답니다.


4. <오다 노부나가> : 요코야마 미츠테루 : 에이케이커뮤니션즈 : 40,800원

    <도요토미 히데요시> : 요코아먀 미츠테루 :  에이케이커뮤니션즈 : 47,600원

    <도쿠가와 이에야스> : 요코야마 미츠테루 : 에이케이커뮤니션즈 : 100,000원 

최근 드라마 ‘징비록’을 일본에 있어서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있습니다만, 아마 분명 이들이 언급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철천지 원수이자 만고의 죽일놈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지만 일본 내에서는 전국시대 3인의 영웅이고, 오사카 유명 관광지 오사카성을 지은 장본인이지요.


오다 노부나가 : 두견새야 울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 두견새야 울지 않으면 울게 하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 두견새야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


오다가 찧고, 도요토미가 반죽한  떡(천하)을, 앉아서 먹은 도쿠가와


퀴즈 프로에도 종종 나오는, 유명한 문장이라 써봤습니다. 

여행이든 워홀이든 반드시 이들 셋은 접하게 됩니다. 일본의 영화, 방송, 게임은 물론 문화 전반에 콘텐츠가 상당합니다. 원래 <대망>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소설이 있습니다만, 도저히 끝까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부득이 만화로 각색한 버젼을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 60권 짜리 <삼국지>를 그린 ‘요코야마 미츠테루’라는 작가가 그린 것으로, <철인 28호> <요술공주 세리>는 아실 듯합니다. 효고현 고베시에 이 작가를 기념하여 시장과 연계하여 만들어놓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다녀왔으니 그것도 나중에 소개하겠습니다.

편집을 어떻게 한 것인지 내용이 좀 끊기고, 어색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일본 역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분이고, 제가 느끼기엔 필수 상식 같은 거라 알고 오시면 분명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직전신장織田信長, 풍신수길豊臣秀吉, 덕천가강徳川家康은 각각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한자음으로 읽은 이름입니다. <삼국지> 게임으로 유명한 KOEI사의 <신장의 야망>이라는 게임 시리즈가 있는데 그 ‘신장信長’이 ‘노부나가’니까 곧 <노부나가의 야망>입니다. 반일 정서 때문에 음독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타쿠 같네요. 오타쿠인 것인가요...


5. <교토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 : 양준호 : 삼성경제연구소 : 5,000원 


 교토 하면 뭔가 낡고 전통적 이미지만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서, 편견을 깨주는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슈퍼마리오와 포켓몬스터로 대표되는 게임회사 ‘닌텐도’가 교토에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나 안동에 넥슨이나 넷마블 같은 회사가 있는 것인데, 모두 어색해 할 겁니다. 이런 것이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제일 얇고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한 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출국 전 닥치는대로 일본과 관련된 책을 찾아봤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여행 정보 책이어서 그것은 제외하고 출판된지 오래된 책도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니까 뺐습니다. 


일본어를 잘 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모두 건너뛰고 일본 서점에서 원서를 읽으시는 것이 좋겠지요.

제가 제공하는 정보는 직접 겪은 것이 아니면 대부분 책에서 인용합니다. 

비자 신청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어보심이 어떨런지요. 도서관에 거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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