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패스 8.
'빅식' 이라는 게 극 중 주인공의 이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환자' 였다. 이게 여주인공 '에밀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중의적인 의미가 있었다. the Bic Sick. 여러가지로 번역이 좀 더 시적이었으면 했던 영화.
주인공 쿠마일 역의, 쿠마일 난지아니. 실제 배우와 극 중 이름이 같은 경우가 극히 드문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 엔딩에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자기 이야기를 본인이 연기한 영화였다. 이 자체로도 매우 매력적인 영화가 아닐까. 본인이 연출까지 했으면 어땠을까.
실제 부인과는 이미지가 많이 달랐지만, '조 카잔' 이라는 배우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한창 회사에서 O2O 서비스에 대해 조사하는 중인데, 둘의 매개체가 '우버Uber'라서 놀라웠다. 흔하디 흔한 대리운전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만큼의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낼 줄이야.
해외 사람들도 남북한의 차이를 별로 못 느끼겠지만, 나 역시 파키스탄과 인도의 차이를 모르는 무지함에 '세 얼간이'를 봤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물론 몹시 빠른 전개와 파격에 계속 놀랐지만.
원나잇 스탠드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노출해서, 그것도 중동계의 남성과 백인 여성이 서로 첫눈에 반해서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나는 인종차별에 있어 떳떳하다고 자부했는데 똑같은 편견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파키스탄의 정략결혼과 가족 제도에 맞서 본인의 사랑을 쟁취하는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닌 성장 드라마이며, 인종 차별을 성실함과 사랑으로 이겨내는 내용은 충분히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주인공의 직업이 스탠딩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9.11 테러마저 웃프게 만들었다. 내가 영어를 잘했다면 더 재미있게 봤을텐데.
분명 내 귀에 스톤헨지 라고 했는데, 자막은 게르마늄이라고 나와서 이해를 못하고...
여주인공이 아파서 혼수상태인데도 슬프지 않고, 헤어지고 또 다른 여자랑 원나잇을 하다가 도중에 나와서 여주인공을 만나러 가는 것과. 오히려 여주인공의 부모님은 전혀 편견이 없는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파키스탄 여성만을 고집하는 남주인공의 부모는 이해가 가지 않고, 잔잔하게 큰 기복없이 흘러가는 영화.
헌신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허전함.
뭔가 부정적으로 써버렸지만 연인들은 꼭 봐야하는 영화. 재밌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혼자 봐서 너무 아쉬운 영화.
쿠마일이 장모될 분과 폭식하는 장면에서 샤워크림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프레이형 소스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계속 컷마다 위치가 바뀌어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런 관찰력 없는 내가 옥의 티를 찾다니.
주인공이 파키스탄을 설명하려고 애쓰지만 남는 것은 조 카잔의 귀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