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번째 영화
일시 : 2019년 1월 22일 화요일 8시
장소 : 건대입구 롯데시네마
완벽한 캐스팅. 뻔히 보이지만 알고 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재. 흥행했으면 좋겠다. 평점 9점.
정우성은 <구미호> 때나 <머릿 속의 지우개> 때나 <놈놈놈> 때나 <신의한수> 때나 <강철비> 때나 <인랑> 때나 이번 <증인> 때나 한결같이 멋있다. 부러운 것도 귀찮을 정도로 멋있다. 저번에 실물을 봤을 때 사람에게서 빛이 난다는 말을 드디어 깨달았다.
처음에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타고난 외모로 배우가 됐는데 그걸 따라잡는 연기력을 어릴 때부터 요구한 것이 과한 기대치가 아니었을까. 이제 완숙함이 생겨 영화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다.
처음부터 설문지를 나눠주길래, 특이하다 했는데 나눠주신 분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그 열성만큼 흥행에 반영이 되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편집을 다시할 수 있다면 진짜 완벽한 영화가 될 듯한데. (스포 주의)
자폐증을 갖고 있는 소녀와 변호인의 만남. 살인 누명을 벗겨주는 것이 아니라, 살인자로 지목했다는 설정에서 영화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당연한 전개와 결말이지만. 여러번 봐도 매력이 넘치는 영화 같은 느낌. 감독의 생각인지, 정우성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미혼인 본인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버린 애처로움이... 너무 잘나서 짝을 못찾는 것인가.
사랑받던 배우 송윤아를 더이상 전면에 내세우지 못한다는 것이 큰 손실이다. 남의 개인사에 왜이리 관심이 많은 것인가. 정말 연예인은 바람 같다. 부러워하기는 힘든 직업이다. 알려지기 위해 애쓰다가, 알려지고 나서 더 조심해야하는. 마치 창업과 수성 같은,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없고 아무나 해서도 안된다. 매우 언짢은 것이 캐스팅 해서 멀쩡히 스크린에 나오는데 네이버/다음 영화 페이지 모두 출연진에 송윤아는 없다. 이럴거면 굳이 왜.
어찌보면 정우성이 캐스팅 미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못된 길로 가는 모습이 전혀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 반전의 효과가 미미하지 않았나 싶다. <신과 함께>에 같이 나온 도경수랑 많이 닮은 듯한 김향기.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얼굴을 익힌 배우 이규형은 내 기억에 스크린에서 비중있는 역으로 처음인데 딱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해준 것 같다. 적당히 긴장하고 약간 어설픈 검사로 적격인 캐릭터.
비슷한 역할로 굳어져버리는 듯하여 안타깝지만, 이 영화에서 백미는 배우 "염혜란". 법정에서 이겼을 때 표정 연기가 너무 소름돋을 정도로 완벽했다. 너무나 다양한 표정. 그 안의 인격을 끄집어 낼 때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존경합니다.
왜 바보같이 재판에 이기고도 두루치기를 해주지 않았을까.
왜 지우가 파란색 젤리를 전해주는 설정을 하지 않았는가.
왜 뜬금없이 사랑 고백을 해서 헛웃음을 나오게 하는가.
아들이 사주했다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아서 살인에 대한 개연성이 명확하지 않아 아쉽. 단순히 아버지 빚 때문에 민변을 나왔다는 설정도 아쉽. 국선 변호를 대표급 변호사가 같이 한다는 설정도 아쉽. 지우가 청각에 예민하다는 것을 개짖는 소리로 혼동을 주어 아쉽. 정우성이 상식적으로 너무 개념없는 소리를 했다는 것도 아쉽.
항상 좋은 영화기 때문에 아쉬운 점을 더 언급하는 것. 나한테만 아쉬운 것이다.
'오구실'로 유명한 배우 이채은도 온라인에서 스크린으로 넘어온 것이 대단히 인상적. 온라인의 영향력이 이제 스크린으로 넘어가는 듯한.
정우성이 차라리 본인이 밝히지 않고 검사에게 증거를 다 주는 것이 상식이 아니었을까. 너무 후반부에 극적인 효과. <7번방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느낌은 비슷한데, 그리 슬프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는 문제. 박근형 배우의 연로함이 느껴지는 것이 가장 슬펐다.
스릴러와 가족영화라는 특이한 조합이 나왔다. 필요없는 부분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로맨스가 있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다 좋다. 흥행 했으면 좋겠다.
정우성도 결혼했으면 좋겠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