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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티, "Who Has Seen The Wind?"

플로티노스, "감각적 아름다움"

by 룡하

Who Has Seen the Wind?
Christina Rossetti (1830-1894)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I nor You:
But when the leaves hang trembling
The wind is passing thro'.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you nor I:
But when the trees bow down their heads
The wind is passing by.

누가 바람을 보았나?
크리스티나 로제티

누가 바람을 보았나?
나도 당신도 보지 못했지.
그러나 나뭇잎 살랑거릴 때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있지.

누가 바람을 보았나?
당신도 나도 보지 못했지.
그러나 나무들 고개 숙일 때
그 곁으로 바람이 지나가고 있지.

<누가 바람을 보았나>는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동시집에 실려 있는 시로서, 쉬운 어휘와 단순하고 간결한 리듬의 시입니다. 그러나 시인의 많은 시가 그렇듯 쉽고 단순하면서도 세상의 진리를 전달하는 깊은 울림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릇 깊은 진실은 어렵고 복잡하게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거나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무게 잡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제대로 진실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거나 뭔가 다른 숨은 의도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어쨌거나 이 시는 바람을 보았니? 너도 나도 보지 못했지, 라는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이며 순진한 대화로 시작됩니다. 1연의 1행과 2행은 단순한 외부의 현상과 인간의 감각행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즉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고 바람 자체는 우리의 일상적인 시각으로 인지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1연의 3행과 4행에서 나뭇잎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고 바람이 그 사이로 지나간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우리의 정신작용, 즉 마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찬가지로 2연의 3행과 4행에서 나뭇가지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화자는 바람이 그 곁으로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또는 감각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출처 : 정석권, "(영미시로의 초대) 누가 바람을 보았나? 크리스티나 로제티", 헬스케어뉴스, 2022.09.05, http://www.hcnews.or.kr/news/12353



네번째 격자틀 인식 모형, 영화 27화 세 얼간이 편에서 노래 "Behti Hawa Sa Tha Woh(그는 바람처럼 자유롭죠)"에 영감 받은 것을 책에 넣고자 한다고 적었다.



플로티노스는 ‘아름다움에 관하여(Enn.Ⅰ6)’에서 감각적 아름다움에 대한 스토아학파의 개념을 비판하고 감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영혼의 ‘경험’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우선 감각적인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것은 영혼의 내부에 정신적인 실재의 현존을 시사함으로서 플라톤적인 상기를 기억나게 한다. 그러나 플로티노스에게 재인식은 선천적인 직관의 종류라기 보다도 영혼과 정신적인 것을 연결하는 존재론적인 유사성에 토대로 둔다. 따라서 플로티노스에 있어서 영혼 안에서의 아름다움의 경험은 감각적인 것 속에 현존하는 ‘아름다움의 이데아’가 아니라 감각적인 것 속에 있는 모든 정신적인 것의 현존에 의해서 설명된다. 그에게는 아름다움의 이데아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이데아가 아름다움이고, 모든 감각적인 것은 정신적인 것에 참여하는 한 아름다운 것이다. 단지 감각적 아름다움은 감각적인 것 안에 있는 정신적인 것 즉 형상의 현존 일뿐이다.


출처 : 김태규. (2008). 플로티노스에 있어서 ‘아름다움’에 관한 논의. 중세철학, 14, 5-30.



플로티노스의 감각적 아름다움을 책에 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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