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로테아"

고운 마음

by 룡하

강렬한 생김새와 이국적인 느낌이 강한 프로테아(Protea)는 그 자체가 존재감이 있어 신비스러운 분위기 연출과 장식으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꽃입니다. 프로테아는 지중해와 아열대의 날씨에서만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약 20개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수입 꽃으로 꽃시장과 플라워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산지는 남아프리카로 197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국화로 지정되었습니다. 특히 프로테아는 산불에 의존하여 번식할 수 있는데, 열매가 불에 타야만 종자를 퍼트릴 수 있습니다.


프로테아는 강한 번식력과 강렬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고운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여리여리한 다른 꽃들에 비해 프로테아는 겉면이 딱딱하고 튼튼합니다. 생김새도 강해서 '고운 마음'이라는 꽃말을 검색했을 때 생김새와 다르게 마음은 여리구나 생각하며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출처 : 제니 리, "강렬한 생김새와 '고운 마음', 프로테아", 한국기독공보, 2024.08.09, https://m.pckworld.com/article.php?aid=10325792810


킹 프로테아(King Protea)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 상징물 가운데 하나로 1976년 국화로 지정되어 변화와 희망을 의미하는 꽃이다.

열매가 불에 타야만 종자를 퍼트릴 수 있는 식물로 번식을 산불에 의존하게 된 특이한 종이다.

1735년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린네(Carl Linnaeus)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테우스의 이름을 따서 프로테아로 명명했다.


출처 : 제니리, "[자연과 공존_About 남아프리카공화국①] 불에 타야만 종자를 퍼트리는 '킹 프로테아'", 자투리경제, 2023.02.13, https://www.jaturi.kr/news/articleView.html?idxno=4834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는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모든 것을 아는 예언자의 역할을 했지만 말해주기 싫어했다. 그래서 일단 잡아놓고 답을 얻으려했지만, 온갖 모양으로 변화무쌍하게 변해서 빠져나갔다.


출처 : 허준혁, "[허준혁한방] 프로테우스 효과(Proteus Effect)-프로테우스 인간(Proteus Man)-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 UN피스코, 2021.04.26, https://unpeacekor.org/m/view.php?idx=563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인종 및 성 차별을 구조적으로 정당화하는 이른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정책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 받아온 나라이다. 무려 반세기 동안 인종분리정책을 추진했던 남아공은 1994년에 이르러서야 인종 차별 철폐를 선언한다. 민주화 이후 넬슨 만델라 정부는 불평등의 법적 정당화로 인한 반목과 분열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헌법적 질서를 세우는 것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왔다. 새 정부는 새로운 헌법 제정과 개별 기본권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을 통해 법치주의를 달성하고자 하였다.

위와 같이 남아공 사회에서 헌법의 우위에 입각한 새로운 정부의 구성이 요청된 배경 자체가 뿌리 깊은 인종·성별 간 차별을 법률로서 정당화해왔던 역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남아공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기본권 중에서도 특히 평등권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남아공 헌법재판소의 Kriegler 재판관의 말을 빌리자면, 남아공 헌법은 평등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평등은 남아공 헌법의 핵심이자 설립 원리이다. 남아공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의 내용은 국가 권력에 의한 차별과 억압에 대한 반성이다. 동시에 차별 철폐에 대한 만델라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상이기도 하다.

남아공의 평등권 조항은 특히 차별금지에 관하여 자세하게 규율하고 있다. 차별금지에 관한 남아공 최종헌법 제9조 제3항은 “국가(The state)는 누구든지 인종, 젠더, 성별, 임신 여부, 혼인 여부,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피부색, 성적지향, 연령, 장애 여부, 종교, 양심, 신념, 문화, 언어 및 출생 여부를 포함한 하나 이상의 사유를 근거로 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불공정하게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6가지에 이르는 이 사유들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차별은 허용될 수 없다는 남아공 헌법의 의지를 드러낸다.


출처 : 전은주, "남아공 헌법재판소 'HIV 보균자의 채용탈락은 평등권 침해'", 법률신문, 2019.06.10, http://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636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분리와 폭력,
차별과 침묵의 역사를 통과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사회라는 몸 전체에 남은
깊은 상처였다.


헌법 제9조 제3항은 선언한다.

“국가(The state)는 누구든지 인종, 젠더, 성별, 임신 여부, 혼인 여부,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피부색, 성적지향, 연령, 장애 여부, 종교, 양심, 신념, 문화, 언어 및 출생 여부를 포함한 하나 이상의 사유를 근거로 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불공정하게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이 나라의 법은
과거를 지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거를 직시하고 넘어서기 위한 다리이다.


프로테아는

불을 만나야만 꽃을 피운다.


열매는 고열에서 터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씨앗이 흩어진다.


이 극적인 생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아파르트헤이트의 긴 어둠,

분리, 차별, 폭력, 침묵.


그 상처 위에 피어난 꽃,

프로테아.


프로테아라는 이름은
형태를 바꾸는 그리스 신인

프로테우스에서 왔다.


불에 타도 다시 피고,
형태를 바꾸며 살아남는 꽃.


폭염과 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꽃.


분열과 상처의 역사를 가진 이 땅에서
‘희망의 상징’으로 불려온 꽃.


부서진 땅 위에서도

피어나는 화해의 불꽃.


불에 타버린 과거 위에서 다시 피어난 새싹처럼
이 나라는 스스로의 상처로부터
천천히, 그러나 강하게 다시 일어섰다.


상처가 깊을수록

다시 피어나는 힘도 강해진다.


상처 이후에도
질서는 다시 만들어진다.


그 순간,

프로테아가 왜 ‘희망의 꽃’으로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단지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걸어온

인간의 법칙임을.


평등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 위에 새로운 세계를 피워내는 것이다.


용서는 약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일으키는 가장 강한 힘이다.


불에 타지 않으려는 삶은 약해지고,
불을 통해 다시 피어나려는 삶은 강해진다.


서로의 상처를 인정할 때
그곳에서 화해가 자란다.


그리고 화해가 깊어질 때
평등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평등은 선언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일상의 반복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모든 남아공인, 그리고 세계시민들에게

프로테아는 그 용기를 가장

오래된 꽃의 언어로 전한다.

수요일 연재
이전 15화싱가포르, "반다 미스 자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