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아름다움
'데이지'는 이탈리아의 국화입니다.
어원은 'daegers eage'로 '태양의 눈'이라는 뜻이네요.
태양빛이 비추면 꽃이 활짝 피고, 흐린 날이나 밤이 되면 오므라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꽃말도 겸손한 아름다움이겠지요.
국화과의 꽃으로 유렵이 원산지이며 원종은 우리나라의 민들레와 비슷한데 그 외에도 30여 가지나 되며 모양도 색깔도 다양합니다. 꽃의 수명이 길다하여 '연명국'이라고도 하네요.
신화에서 유래된 이야기는 숲의 요정 중 가장 예쁜 베리디스가 축제날 춤을 추는데 그 모습에 과실나무의 신 베르탈나스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베리디스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고 하네요.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베리디스는 꽃으로 변합니다. 꽃말처럼 베리디스는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했을 것 같네요.
출처 : 강수영, "한지꽃 이야기: 세 번째, 데이지(Daisy)", 헬스케어뉴스, 2015.02.26, http://www.health-care.or.kr/main/inner.php?sMenu=D0000&pno=33&mode=view&no=105
△이탈리아 공화국 헌법 제1조는 '이탈리아는 노동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헌법에 따라 그리고 헌법의 한계 내에 국민에 의해 행사된다'라고 규정한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왕국으로서 독일 등과 함께 제2차 대전을 일으켰으나 패전하고, 1946년 국가정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통해 1948년 공화국이 됐다. 이탈리아 헌법은 이런 시대적 배경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노동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에서 다른 나라 헌법들과의 특이점을 보인다. 이는 이탈리아 헌법이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에 직접 기초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헌 당시 우파 정당이 중심이 되기는 했으나, 좌파 정당이 그에 협력하고 광범위하게 참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출처 : 박수연, "세계 각국 ‘헌법 1조’엔 그 나라의 역사가 녹아있다", 법률신문, 2023.07.17, https://www.lawtimes.co.kr/news/189309
이탈리아를 이해한다는 것은
위대한 제국을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일상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이해하는 일이다.
일, 음식, 주거, 문화, 예술.
이탈리아 헌법은
첫 조항부터 분명히 말한다.
"이탈리아는 노동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이다."
여기서 노동은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니다.
삶을 유지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며,
자기 존엄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데이지는
이 헌법 정신을
가장 정확하게 닮았다.
특별한 날의 꽃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견디게 하는 꽃.
이탈리아의 권리는
추상적 이상보다
구체적 삶에 닿아 있다.
이탈리아 헌법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은
단순한 법조문이 아니라
오랜 예술과 철학 속에서 구축된
삶의 중심 가치였다.
인간을 목적 그 자체로 대하며,
사람의 내면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키는 원칙.
이 땅에는
폐허가 된 로마도 있고,
지금도 숨 쉬는 광장도 있다.
무너진 것과 살아 있는 것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같은 햇빛을 받는다.
그 일상의 중심에
소박한 꽃 하나가 있다.
화려하지 않고,
귀족적이지 않으며,
누구의 정원에도
조용히 피어 있는 꽃.
그리고
내부에서 퍼지는 부드럽고 깊은 울림.
그 울림은
예술이 사람에게 주는 고요한 감정,
그리고 그 감정 속에서
스스로의 존엄을 확인하는 과정을 닮아 있었다.
데이지가 아름다운 이유는
사람들이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해서가 아니라,
그 꽃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빛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을.
존엄도 같았다.
누군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에게 내재된 빛이었다.
그 빛은
이 나라가 오랜 전쟁과 혼란을 지나
왜 인간의 존엄을 헌법의 첫머리에 두었는지를
조용히 말해주는 듯했다.
마치 인간의 존엄이 가진
가장 깊고 아름다운 빛이
모든 이탈리아인, 그리고 세계시민들을
감싸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