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형
끊어진 연이 날아간다는
질마재 너머가 청라 땅**이다
고개를 넘지 못한 연들이
더러 진달래 나뭇짐에 얹혀 돌아오기도 했지만
대개는 늙은 참나무 가지에 걸리고
참나무 썩은 구멍을 들락거리는
사슴벌레를 벗하며 사위어 갔다
손을 떠나는 순간 연은
연결에서 오는 조바심이나
혼자라서 느낄 법한 비장감 없이 추레하다
백일을 살다가 세상 연이 끊긴 누이는
푸른 담쟁이가 기어오르는 돌무더기에 묻혔고
늙은 참나무에 푸른 담쟁이는 무서리를 맞아
늦가을 석양처럼 붉었다
나는 질마재 너머 청라에 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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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