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오십견

by 김진호

이국형


세월이 내 몸에 길을 내고 있다


여기저기에 공사를 허가하고

비로소 아버지 생각을 했다


어깨가 아프다고 농사 탓을 하셨지만

농사를 배우지 못한 자식도 어깨가 아픈 것을 보면

아버지가 스스로 내린 진단은 틀렸었다


농사를 핑계로 짐짓 감추고 싶었던

아버지의 통증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해본다


마음 같지 않은 몸으로

주렁주렁 져야하는 짐들이 많다는 것을

자식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으리라


아내 머리에 내려앉은 희끗한 세월만

감당할 것이라면 그리 감추었을 리가 없다


그때의 아버지처럼

내 어깨에도 통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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