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국립중앙박물관2

—목이 긴 항아리

by 김진호

이광표


목이 긴 항아리

그 강을 건너면

완벽하게 바람을 지켜온 입구

그토록 흔적이 많았구나

얼마나 많은 생이 그곳을 들여다보았을까

그곳에 빠져 귀향을 꿈꾸었던 생은 또

얼마나 될까

빙열이 터지면

숨죽여 개벽을 노래했건만

절정으로 터지는 순간

예리한 칼날이 되는 하나의 생

개벽은 산산이 부서져

건너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허나

조각 그릇을 찾아내

하나둘 짝 맞추어가는 고고학자들

그 뒤를 따라

강을 건넌다

건너다 빠질지라도

목이 긴 항아리 깊숙이 들여다보면

확 취기가 오르고

순간, 휘청거리지만

그게 바로 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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