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형
18시
툭, 툭 차다 개들에게 물려 어둑해지는 시간이다
누군가 말을 걸면
컴컴해진 얼굴에서 컹컹 짖는 소리로
자해를 하거나 시간 밖으로 쫓아낼 것이다
여기서는 무엇이든 믿어야 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더라도 내일을 다시 믿어야 한다
고약한 버릇처럼
시간의 쇠골에서 식욕이 끓는다
빨간 간이의자가 낭패를 맛볼수록
연탄불은 젖은 사람에게 젖은 사람을 말리고 있다
구멍들은
눈앞이 캄캄해질수록 하얗게 타버려
사람들의 순해진 머리카락도 모두 하얗게 타버려
누군가 뱉어버린 신발에서
축축한 시간이 흘러나왔다
나는 왜 그것을 뼈대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을까
순례자들처럼
그들이 들고 온 검은 봉지마다
연탄가스에 중독된 성지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마른 재로 굴러가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