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호 Aug 12. 2016

신발

김주탁


신발들도 
끼리끼리 모여 산다

교실 복도 신발장 
층층 가지런한 푸른 꿈

내무반 침상 밑
광 내고 기립한 젊은 꿈

산행 뒤풀이 백숙집 섬돌 
구겨지고 엎어지며 사는 꿈

출상 전야 시루 콩 같은 발디딤
북적이며 끌어안는 허허로운 꿈

홀로 살 수 없는 짝의 운명이다

신발들은 
이리저리 모여 산다

저 것들이 다 흩어져
섞이고 섞여 

서로 부딪히고 밟히고 차이며
짝신 되어
홀로 돌아가는 곳

너의 신짝 옆이었다

서로 부딪히고 밟히고 차이며
떠나가는 곳

분리 수거함이었다

신발들도
나름 살다 가는  것이다

처음의 매듭 헐렁한 홀가분으로

갈 때는 꼭 둘이서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