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뇨리따

by 김진호

김주탁


수십 년 지났어도
기억나는 버스 번호

83번 64번

숭례문 맞은편에서 승차
남산 에둘러 오르는 오전

유학의 관문 괴테 인스티투트

꿈같은 문화원 한참 지나
멈추어 서는 스페인 영사관

83번에서 내렸다

부에노스 디아스 (안녕)

인사말에서 그녀가 웃었다

나의 대꾸는 촌뜨기

고향행 옥천 시외버스 64번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파란 눈웃음
승차 거부당하는 이방의 색조

아디오스(안녕)

그때 내 나이 스물 후반
도이취도 여인도 꽃으로 피어

남산 벚꽃들마저 흐드러져
장관이었다

파란 꽃 기억의 엇갈리는 종착

오십 중반 적시는 막걸리 잔으로
계룡산 벚꽃 흩날리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반고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