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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6. 2016

헌 신랑 꽃각시

김주탁


나와 아내 앞으로
동태찌개가 푸짐하게 나왔다
주인 할머니는 두 마디 툭 던진다
아이구 새댁
꽃각시 구료
저런 쯧쯧
헌 신랑 호사하는구먼
아내는 웃음 가시로 나를 찌른다
쑥갓에 숨은 곤이가 꼬불 익고 있었다
꼬불 꼬인 내 심사 
미더덕 속에서 뜨거워져라 익는다
헌 신랑이라니
참 묘한 애피타이저
헌 웃음이 가시에 찔려 껄껄 댄다
무우까지 익혀져 들썩이는 두부
국자 가득 곤이와 미더덕을 건넨다
고소하고 시원하다며
무우와 두부를 푹 퍼 건네 온다
앗 뜨거
입천장 데인 오만상으로 그녀를 본다
참 시원한 맛이다
그렇지 호사하는 놈이
그쯤 뜨거움이야
시원하게 받아 들일 일이지
속 맛 끓을수록 진해지는 잔정
내일 또 올까
아내의 빈정에 손뼉 부딪치며
벚꽃들이 팝콘처럼 터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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