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83 수인선

by 김진호

이영길


겨울 기차를 타고 간다

바퀴와 철길의 단조로운 음악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

나지막이 지나치는 하얀 지붕들

푸르고 검게 어둠은 나리고

눈 쌓인 지붕 위로 연기가 피어난다.


사람이 살고 있다


눈보라를 뚫고 기차가 아무리 우레를 쳐도

문득 문득 철길 따라 집들은 이어지고

작은 네모 창에 백열전구 노란 빛


사람이 살고 있다


어느 집이고 문 두드려 하룻밤 청하고픈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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