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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8. 2016

손말

김주탁


너의 하얀 손말은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잊지 말라는 처연한 손짓

가슴으로만 들리는 호소였다

귓말보다 더 멀리 따라와
눈 샘 뜨겁게 달구는 이격의 심정

속을 통째로 벼락 때리며
하늘을 철퍼덕 무너뜨리고

이별의 빈공 가득 채우져

나에게만 들려오던

너의 손말

영혼으로 주고받던 언어였다

세월이 지나

눈도 흐릿해져

너도 흐릿해져

가슴에 남아 있는 바람들은

손말이 흔들고 간 손짓

나를 떠나보내던 너의 손짓들이

다 흔들리지 못하고

네 안으로 펄럭이며 복받치던

서글픈 사랑의 여운이었다

훗 날

세월을 떠날 때

너에게

다 보낼 수 없어 남겨 놓았던 눈짓

마지막
숨 짓으로 저어 대다 잠들면

네 안에 남겨 두었던 손말 

알 수 있겠지

하얀 꿈속에 동백꽃 피겠지

아직은 따뜻한 손

뜨겁게 부를 수 없어

꽃잎 물고 울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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