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그늘

by 김진호

홍대호


아늑한 꽃 향이 아련한 님께

(지끈지끈한 보랏빛으로 물들어 나를 떠나지 않는 님께)


님께서 손을 내밀어 줄 때가

어찌 그리도 두근거리는지요

(나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그 손에 눈을 흘기고 있습니다)


지저귀던 그 작은 입술을 앙다물 때면

마른 침을 삼키던 절 잊을 수 없습니다

(내게 고요와 안식이 찾아온 순간에

감격함이 어찌 그리도 달콤하던지)


어깨를 나란히 점 점 점

(어째서 이곳을 점 점 점)


떠나신다니 눈가가 아려옵니다

아지랑이 피어나 가시는 길을 가리우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아, 참으로 길고 긴 메마름이었다

공기와 손과 입술과 심장이 할짝이니

터져 나오는 웃음을 들킬까 걱정입니다)


가시는 길을

(다시 오시는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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