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by 김진호

저마다 제 자리에서

아파하는 것

가실 탓이다

끝내 아파하고 나면

씨앗이 되는 일

설레고 뜨거웠던 날들

편지 같은 밑씨로 꼬깃꼬깃 품고

푸른 바람의 시비

사랑니처럼 악물고 버티다가

너 보고 싶은 때에

너 사무치는 날에

확 터져 버리리라

나 여기 있음을

너에게 날아갈 수 있음을

아픔 찢고 다가갈 수 있음을

박주가리 씨방 하얗게 속 터져

허공의 바람에 섰다


- 홀쭉한 하수오의 씨방과 식별이 어렵다. 박주가리 씨방도 담금주나 약재로 쓰며 산과 들 양지바른 곳에 흔하게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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