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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Oct 01. 2017

송광사나 갈까나

가을이 오면

남도 송광사나 갈까나

새침한 애수의 오지랖 

밤꿀처럼 쓰달게 더덕더덕 묻히고

송광사나 갈까나

사랑하는 이름

염불의 겁으로 외우는 까닭

풍경소리처럼 땡그랑 울리며

하늘길 들꽃따라 화사처럼 가르며

송광사나 갈까나

못내 다하지 못한 가슴

절길 무릇 꽃으로 비껴 서서 

바람의 빈 터 사마귀처럼 씹으며

바루 가득 넋두리나 채우고

사랑의 언약  

미리 시주나 할까나

끝내 

그리워서 못 살겠다는 변명

가을을

핑계 삼아 볼까나

아무런 대꾸 없이 깊어지는 그리움

먼 사랑 하나 머리 깎으러

남도 사백 리 꽃길 따라

송광사나 갈까나


송광사에 가면 녹두전을 먹어들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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