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노숙자의 저녁식탁

by 김진호

곽병선


지하도 옆 계단 모서리

겨울을 품에 안은 사내가

배고픔을 베고 누워있다.

쨍그랑,

쨍그랑,

바구니에 냉돌보다 찬 동정들이 담기면

그 값싼 소리에 아기보다 환히 웃는다.

평생을 부어도 못 채울 허기짐이지만

배고픈 인생을

싸늘한 입김에 담아 내뱉는다.

그 채워지지 않을 허기짐에

소주 한 병 반찬 삼아 넉넉한 저녁식탁 차리고

오늘도 바구니 하나 밥그릇 삼으며

손난로보다 따뜻하게 세상을 품는데,

사람들은 그의 인생 굴곡이 숙취의 울렁거림으로 가슴에

와 닿는 지

값싼 시선 한번 건네지 못하고

자줏빛 하늘과 같이 깊어지는 한숨소리와 함께

하수구 밑 어두운 겨울이 되어 흘러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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