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사랑했으니 괜찮아

—넌 다시 오지 않아도 좋다

by 김진호

곽병선


퇴근해서 돌아와

커피 한잔 하던 날

단내 나던 커피향에 묻어나던

씁쓸한 추억 하나

발톱 사이에 박히는 유리조각마냥

아린 기억으로 나의 속에 들어차는데

길게 늘어지던 땅거미에 이끌려

옥상에 나와보면

바닥에 누워있는 또 다른 나는

어두운 얼굴로 표정 하나 없는데

얼마를 기다려야

널 잊을 수 있을지

그저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큼직한 그림자가 되어 버린 지금

한때는 우리의 것이었으나

이젠 내 것이 되어버린 추억 하나만

아직도 식지 않은 노을 밑에 묻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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