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일의 추억을 회상하며
곽병선
새벽녘 안개가 외로움의 무게보다 무겁게 깔릴 무렵,
학교 앞 보도블럭 사이엔 민들레가 피어
말없이 캠퍼스를 함께 걷던 너를 떠올리게 하는데
난 혼자라는 익숙함과 신선하지 않은 인사를 나누고
도서관에서 기숙사 가는 길가 벤치에 앉으면
그리움에 때론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불러보아도
몇 마디 말조차 되돌아오지 않고,
언제나 주고받던 문자들은 봄바람에 실려가
이젠 오지 않는 답장을 기다리던
시시껄렁한 오월의 어느 날,
너를 놓친 젊음은 구질구질한 그리움에 쓸쓸하다.
아직 다하지 못한 말을 편지로 적어
새벽녘 잠든 너의 꿈 속에 고이 보내 보고선
함께 걷던 곳을 되돌아 걷던 길,
아카시아 향에 젖은 겉옷이 서늘한 봄바람에 마르면
한 웅큼 게워낸 숨결 속에 풍기던 너의 향기,
시린 가슴 한 켠을 물들이고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