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강가에서

by 김진호

김선웅


굽이치기를 언제했는지 모르게 흘러 이곳에 왔느니

흩어진 꽃잎 속에 널 담아보니 함박웃음 보이고

익살스런 몸짓 줄기 되어 떠나는구나.


맑디맑게 펼치어온 다섯 해 언제이었나

첫 울음 아직 남아 있는데 저 강가 모서리에


한순간 아픔이라면

한낱 얘깃거리라면 좋으련만

가슴 속에 쌓인 널 보니 눈망울뿐…


같이 가야했던 길이 있었는데

같이 가야했는데

이 강가에서

지키어야 하는 맘은

너의 뒷모습들만 물살에 뿌려놓고

영롱했던 것들과 달콤했던 것들과

황홀했던 웃음 모두 모아

강가에 묶어놓고 돌아서는

슬픈 사랑아


피어나는 물안개에 부탁하며

뒤돌아서 보지만

마음 놓지 못해 몸부림치고

목 놓아 울어봐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과 정적뿐


강가 수면 정적 깰 흰 꽃송이 뿌려

그것 타고 오래 흘러오라

허해진 가슴 막아 온기 지피어

예전으로 가자.

무등 타고 펼치어진 행복으로

다시 한 번만.


—199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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