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회
어느 새
쉰으로 살아 온 한 해가
등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돌아보면
지워야 할 것도
지우고 싶은 것도 있기 마련이지만
섣부른 지우개질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이십 년 만에 만난 대학동기는
국화꽃에 둘러싸인 사진 속에서
사람 좋은 웃음으로 나를 맞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을 불편한 몸으로 살아온 친구가
몇 년 전부터 앓아온 신경암으로
별이 되었답니다.
함께 웃고 술 한잔 기울일 수 없는 곳으로 떠났지만
가슴에 즐거웠던 기억을 별빛으로 담고
나는 또,
아무일 없다는 듯
별이 사라진 아침을 맞고
어이없게도 그렇게 살아갑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는 게 당연한 것처럼
너무도 당연하게
똑같은 아침을 당연하게 맞는 지금.
얼마만큼의 ‘당연한 아침’을 볼 수 있을런지.
내일.
오늘의 아침을 보게 된다면
설레임을 안고 아침을 맞으려 합니다.
반갑게 ‘안녕!’하며
가슴 떨리는 하루를 살려 합니다.
가슴 떨림으로
그렇듯 당연한 아침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