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길

목련, 목련

by 김진호

오송철


세월, 도도한 강물이라고

적으려다 돌아선다

어떤 기억할 만한 지나침이

간헐적인 현기증을 불러내는 것일까

담배가 늘었구나, 늦게까지 남은 어느 토요일 오후

과(科)사무실로 찾아온 그녀는 그랬다

한때는 피아노 조율사였고

지금은 작은 중고피아노사(社)를 운영하는 그녀

그녀의 전화기에서 울려나오던 중고피아노음(音)

소리를 당기는 가느다란 그녀의 손마디

나뭇가지가 가끔 창(窓)에 긋듯

그녀, 가끔 돌아본다

창밖 그 어떤 위태로움도 다시 그녀를 불러낼 수 없을 것이다

텅 빈 피아노사에 혼자 남아 있을 그녀

눈물의 흔적도 지우지 않은 채

꽃잎, 가끔 돌아본다.

내가 가끔 헛짚는 반음 같은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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