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하루들 기록
서울에 있다가 엄마가 수영을 같이 가자고 해서 짐을 싸 들고 인천으로 갔다 :)
인천으로 가기 전날에 먹은 음식이 잘 못 된 건지 새벽에 내내 화장실에서 토를.. 했다
정말 지친 상태로 겨우 잠들고 그래도 다음날 되니 아무렇지 않아서 가다가 지하철에서 울렁거려 버스는 타지 못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금요일에 가서 퇴근하는 막둥이를 만나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벚꽃 밑에서 사진도 찍었다. 잘 찍어준다더니 생각보다 못 찍는 막내...찍는 모습만 보면 거의 프로급인데 사진 결과는 난쟁이 똥자루 뭐라 했더니 그건 모델 탓이라고 한다 어휴 말이라도 못 하면!!!
날씨도 선선하니 좋고 꽃도 이쁘고 기분이 좋았다. 이날은 동생 머리 염색해 주고 BHC 치킨을 보상으로 받았다 엄청 맛있어!!!
> 토요일
수영을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려 했지만 실패!!
엄마는 결국 먼저 작업장에 가서 일을 하다가 나에게 전화로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오~' 아차차!!!
시간 보고 후다닥 양치 세수 그리고 모자를 눌러쓰고 후다닥 작업장에 갔지만 약간의 사기를 당했다.
사실 수영장은 오후 2시에 가는 거였고 작업장에서 일을 시키려고 부른 거였다... 하지만 새우볶음밥을 줬으니까 뇸뇸뇸 이모들의 열렬한 인사를 받고 열심히 일하다가 (사실 새우볶음밥을 엄청 천천히 먹었다... 조금이라도 더 쉬고 싶은걸!?)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에 가는 건.. 진짜 너무 오랜만인데 배운 적도 없다 보니 쭈뼛쭈뼛 엄마를 따라갔다. 엄마의 수영복 중 하나를 빌려 입고 수영복을 입는 게 이렇게 힘든 거라니... 얼마나 쫑기던지 으윽.. 악 결국 보다 못한 엄마가 도와줬다.
귀여운 다람쥐 수영모랑 검은 수영모 중 다람쥐를 주길래 엄마한테 소곤소곤 '나는 처음 해보는 거니까 튀고 싶지 않아 검은색으로 줘.'라고 말하고 수영모를 꾸역꾸역 머리에 썼다. 누가 내 머리를 양쪽에서 조이는 느낌..!! 나름 얼굴이 작은 편인데 다른 사람들은 머리 안 아픈가...
워낙 추위를 잘 타는 나는 들어가자마자 덜덜덜 더더더더 덜 너무 추워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어린이 풀에서 먼저 물을 적셔주고 본 풀에 들어갔다. 엄마가 하도 깊다고 해서 긴장하고 슈우웅 수영을 배운 적 없다 보니 사실 처음에는 무서웠다. 슈우웅 와 깊네... 후우
하지만 막상 물에 들어가니 신났다. 엄마는 열심히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을 연습했고 나는 머쓱했다. 선생님들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지켜보고 있었고 다른 라인에서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모르는데... 그냥 놀고 싶어서 왔는데 어쩌지 싶어 엄마한테 기본을 배웠다.
어릴 때 찜질방 찬물에서 논 경력이 있다 보니 몸을 띄우고 발장구 하는 건 자신 있었다. 덕분에 빠르게 배웠고 엄마는 자꾸 '내가 한 달 동안 배운 거를 하루 만에 해버리면 어떻게 해!.'라고 말했다. 원래 조금이라도 어릴 때 배우면 습득력이 좋다고 하던데 이게 바로 그건가!!!
점점 너무 추워서 춥다고 했지만 그럼 더 수영하라고 말하던 우리 엄마... 나는 결국 입술도 덜덜 온몸이 덜덜 감기에 걸렸다 ㅋㅋㅋㅋㅋ
수영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바로 작업장으로 향했다. 장난감 회사에서 받은 일이 너무 많으니 조금만 하다가 가자는 엄마 말에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하고 아이스 바닐라라테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둘이 꽃들도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걸어갔다.
도착해서 엄청나게 큰 박스들을 하나하나 내리고 뜯어 컬러별로 담아 작업을 시작했다. 불량품들은 따로 빼놓고 그중에 내 눈에 들어온 분홍이 기린!!! 슬쩍 박스에 그림도 그려봤다. 너무 잘 그린 것 같아서 사진까지 찍었다 :)
시간이 좀 늦기도 했고 둘 다 지쳐서 세팅 후에 한 박스만 완료하고 태국이 모랑 셋이서 E마트를 갔다.
사실 지쳐서 가기 싫었는데 이모가 안된다고 셋이 가야 한다고 해서 지친 상태로 끌려갔다. 역시 주말이라 사람이 많다..!!
엄마가 계속 궁금하다고 했던 월남쌈을 구매해 집으로 와서 아빠랑 셋이서 뇸뇸 열심히 싸서 먹었다. 나름 수확이 좋군 헤헤헤 수영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했으니 꿀잠을 잘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잠이 오지 않아 늦게 잤다.
> 일요일
단순 작업을 좋아하는 나는 어제 기린 작업이 재미있어서 용돈도 벌 겸 엄마랑 일찍 일어나서 나가기로 했다.
나름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났지만 엄마는 진즉에 나갔고 눈을 뜨자마자 놀라서 후다닥 나갔다 이런 이런
한 시간 정도 일하다가 밥 먹으러 다시 집에 들어왔다. 밥 먹고 잠시 산책 타임~~ 금요일 동생이랑 사진 찍은 곳에서 엄마도 사진 찍고 동네에 애교 냥이 '히나'도 만나 인사했다.
밥도 먹고 산책도 했으니 다시 열심히 일하러 가자!!!
엄마, 나, 태국이 모 셋이 모여서 열심히 기린들을 포장해 갔다. 단순 작업은 시간이 잘 간다~
그래서 좋다 그냥 묵묵히 내가 할 일들만 처리하면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어릴 때부터 엄마를 도와주다 보니 손이 빨라졌다. 오래 있다가 오려고 했지만 알바 면접이 있어서 디시 서울로 올라왔다. 떨리는 면접을 보고 혼자 산책을 나가봤다.
벚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너무 이쁘고 기분이 좋았다. 어디서 좋은 향기가 나서 찾아보니 라벤더가 있어서 혼자 서서 계속 냄새를 맡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열심히 냄새를 맡았다 ㅋㅋㅋㅋㅋ
바닥에 떨어진 벚꽃이랑 바람 부는 대로 내리는 꽃비 기분이 좋아 느긋하게 걷는데 옷 위에 벚꽃 잎 하나가 사뿐히 앉았다. 선택받은 기분..!! 다 잘 된다는 걸까 마음이 몽글몽글 핑크빛으로 물든 산책로가 너무 예뻐서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라벤더를 꼭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느긋하게 마저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서울은 좋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외롭기도 한 곳이다. 인천은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곳이라고 인식이 되어 있는 건지 정말 그런 사람들이 가득 차있는 건지 인천에만 가면 '나를 이렇게 찾아주고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