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전염되면 안 되는 직업
주로 친구들 고민상담을 해주던 나는 “상담사”라는 직업을 추천받고는 했다. 상담이 끝나면 고맙다고 말해주던 친구들의 모습에 상담사라는 꿈을 꾸면서 고등학생 때 상담동아리에 들어가 동아리 활동을 했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그런데 나는 슬픈 내용의 글이나 장면을 보면 그 감정들이 휘몰아쳐 전염된다. 그 여운은 한 시간, 두 시간 하루를 영향을 주기도 하며 날 지치게 만들었다.
상담사에 대한 꿈을 키워보려 할 때 상담선생님은 나에게 말했다. 상담가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그 힘듦을 풀어주는 직업인데 나처럼 쉽게 동요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놔두고 간 힘듦과 괴로움을 내가 짊어지게 된다고. 그렇게 나는 상담사를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담 선생님에게 정말 감사한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는 건 큰 장점이 아닌가?, 너무 차가운 것 같아‘라고 생각했지만
아르바이트나 회사를 다닐 때 주로 힘든 부분들을 들어주고 다독여주는 ‘엄마’ 같은 역할들을 했는데 난 나 스스로가 좋아서 한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더 크고 무겁게 다가오는 감정들에 스트레스를 받고는 했다.
감정을 드러내거나 눈물을 보이면 지는 줄 알고 다른 사람들 앞, 심지어 가족 앞에서도 숨어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는 눈물을 흘려도 지는 게 아니라 나의 감정을 풀어내는 거라는 걸 알고 숨기지 않는다.
다만 부작용이 있다면 너무 자주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