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하루 인사이트
일요일 저녁을 좋아하는 직장인이 있을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날이라는 수식어 하나로 일요일 저녁은 많은 이들에게 '기다려지지 않는 날'의 대명사가 되었다.
예전에 교회에서 목사님이 크리스천에게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이라고 하시는 걸 듣고는 다이어리 sunday에 한 주의 시작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나에게 한주의 시작은 모든 일과 수업이 시작되는 월요일로 느껴졌으니 새삼 그 무게를 알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일요일 저녁이 되면 알 수 없는 공허함, 압박감이 몰려올 때가 자주 있다.
한바탕 시끌벅적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혼자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해가 벌써 진 걸 알았을 때, 내일 회사에서 해야 할 일들이 갑자기 생각났을 때 등 가지각색이지만 모두 <일요일 저녁>이 만들어낸 달갑지 못한 감정들이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문득 왜 일요일 저녁에 내가 저런 달갑지 않은 감정을 매번 느껴야 하는지에 대한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기분 좋은 일요일 저녁을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직장인으로서 내 인생의 아주 많은 일요일 저녁을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런 달갑지 않은 감정들을 느낀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내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고자, 꽤나 기분 좋은 일요일 저녁을 보냈던 날들을 돌아보았다. 물론 다음 날이 휴가였던 날은 제외하고 말이다.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4년 차 대리로 승진 후 떠난 꽤 긴 기간의 이집트 여행에서 돌아온 뒤, 나는 인생 노잼 시기를 정말 세게 맞았다. 다녀와서 한동안은 여행을 통한 배움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고, 한 뼘 성장한 듯한 느낌에 행복했으나, 이전에 별다를 것 없는 일상과 일에서의 새로운 배움이 없는 지루함에 권태가 몰려왔다. 그러던 중 나를 거세게 혼낸 한 문장이 있었으니 바야흐로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는 나를 위한 문장이었다.
원하지 않거나 원하면 노력하거나
머리를 누군가로부터 얻어맞은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나의 권태로움과 우울함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걸, 내가 느끼는 불행의 원인은 되기를 원하는 모습과 현재의 나의 모습 사이의 괴리에서 왔다는 걸
원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그냥 원하지 않으면 되는 이 간단한 진리는 사실, 우리네 인생에서 상당수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진리인데, 명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들으니, 머릿속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보기로
나이가 들수록 내가 생각이 많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고, 나의 부족함이 드러날까 봐 도전하는 걸 미뤘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자 시작을 잘하는 사람,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해보는 사람, 혹은 뭔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해 보일 수가 없다.
회사에서의 성장, 그리고 회사 밖에서의 성장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변화를 꾸준히 시도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나의 일요일 저녁이 너무 신나고 즐거운 저녁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음 주의 내 변화를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저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