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어서 다행인 삶

한국 직장인에게 감성 충전은 필수입니다

by 하지아

출근길 빼놓을 수 없는 준비물이라고 하면 에어팟일 것이다. 아 요즘은 헤드폰을 쓴 사람들도 참 많이 보이더라. 왜 우리는 출근길에 음악을 들을까?

아마 그 가기 싫은 길을 조금이나마 좋게 만드려고 그러지 않나 싶다.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군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한 버스킹 영상을 우연히 봤다. 부산역 안에서 캐논을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노, 베이스의 협연을 들으며 몽글몽글한 뭔가가 안에서 올라왔다. 오랜만에 잊고 있던 감성 같은 것이 서서히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생각해 보면 음악에 꽂히는 시기가 있다. 그 주기가 일정하지는 않지만 자기 전에 꼭 피아노 연주 같은 음악 영상을 보고, 현란한 연주자의 손을 보며 저 곡을 사람들 앞에서 멋있는 연주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걸 말한다면 누군가 풉 하고 웃을지도 모르는 상상이지만 어쨌건 한동안 음악을 열심히 듣는 나의 시간이다.


갑자기 그런 시기가 찾아오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음악을 듣고, 보고 또 듣다가 어느새 베토벤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주는 영상에서 그가 왜 위대한지에 대한 내용을 들을 때쯤이면 기분이 한층 좋아진다.


그 이유가 처음에는 그냥 어릴 때 오케스트라를 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초등학교 내내 첼로랑 피아노를 꽤 연습했으니 그 기억 때문에 그런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매일 친구들이 늦잠 잘 때, 연습 때문에 아침 8시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게 싫은 적이 많았으니, 어른이 되고 나니 시키는 선생님도 없는데 다시 연주를 하고 싶고, 음악을 배우고 싶은 게 참 이상했다.


내가 원해서 배우는 즐거움을 찾는 기쁨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아마 음악을 들으면 감성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사실 회사나 사회생활에서 감성은 이성보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점잖음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한국 직장인에게 특히 그렇다. 그래서 감성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그 일터가 나 다움을 비워야하는 힘든 시간일 수 있으니 말이다. 온전한 내 시간에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게 나에게는 음악인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채운다.


조용한 카페 가서 재즈 음악 들으면서 책 읽는 것, 흠뻑쇼에 가서 미친 듯이 방방 뛰며 싸이의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 오랜 우상이었던 영상 속 팝가수의 라이브를 보고 듣는 것,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참가자의 울림 있는 노래를 듣는 것

.

이렇게 조금씩 채우다 보면 또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음악들을 계속 조금씩 채워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 채움의 기쁨이 있기에 그래도 다행인 삶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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