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는 것도 힘든데 운동까지 해야해요?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나는 운동이라고 한다.
사실 운동을 좋아하게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자취,그리고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시작한 내 홈트 역사는 8년 정도 되지만 좋아하게 된지는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취준 시절이었다. 대학시절, 공모전에 미쳐서 3년 동안 2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광고 마케팅 공모전에 도전했다. 한 학기에 대외활동에, 수업 프로젝트에, 알바를 하며 동시에 2~3개의 공모전을 할 때도 있었으니 신입사원 자기소개 시간에 ‘공친자(공모전에 미친자)’ 말고는 생각나는 키워드가 없었다.
대학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번번히 거절을 당하는 취준 시절은 그동안의 나의 노력 전체를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그 때 힘이 되어 준게 운동이었다. 매일 자기 전 홈트를 그렇게 열심히 했다. 노력해도 안되는 취업과 다르게 운동은 내가 노력한 만큼 몸이 바뀌고 체력이 올라갔다. 살도 조금씩 빠져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었다.
사실 스트레스를 받으며 많이 먹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동만 열심히 했기에 건강한 다이어트는 아니었다. 살을 뺄 목적도 없었던 운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한지에 대한 이유를 나 자신도 몰랐다. 그런데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에서 모델 한혜진의 말을 듣고 불현듯 나의 취준시절이 떠올랐다.
세상에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몇 안되는게 운동이에요
아 그때의 나는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뭔가가 필요했던 것 같다. 거절의 슬픔과 우울함, 나의 쓸모를 증명해줄 뭔가가 운동이었다.
직장인이 된 지금도 주 3~4회 운동을 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스키, 발레핏, 서킷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는 것이 즐겁다. 무언가를 견디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나의 건강을 위한 운동의 재미를 알았다.
다만, 나에게도 운태기가 온 적이 있었다. 6개월 동안 거의 운동을 안했다. 정확히는 하고 싶지 않았다. 모든게 재미가 없는 무기력증이 찾아온 것이다. 출근도 하고 싶지 않고, 친구들도 만나기 귀찮고 정말 잠만 자고 싶어 허리가 아파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 암흑기에 내가 운동을 안하고 싶었던 이유는 하고 싶은게 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운동은 내 노력이 쓸모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래서 지속하게 도와주는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뛰는 것 자체를 하고 싶지 않으니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할리 없었다.
운동이 다시 생각난 건 비로소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다시 생겼을 때였다. 이걸 경험하고 나니 단순히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운동의 매력을 다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내 노력을 지속하게 만들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운동의 매력이다.
퇴근하고 운동을 하면 피곤하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퇴근 후, 운동을 하고도 다른 일들을 해나가는 나를 발견한다.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대견함을 느낀다.
내맘대로 안되는게 참 많은 요즘이지만 오늘도 그냥 운동을 갔다. 끝나고 카페를 가 노트북을 켜고 학생들 사이에서 나도 대학생인냥 나만의 과제를 한다.
오늘의 나의 노력이 조금의 변화를 만들기를 바라며 내 노력이 쓸모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