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나의 일 년도 빛나는 시간이었다.
24년 한 달 남은 거야? 시간 참 빠르다...!
12월이 되자마자 가장 많이 나눈 대화다. 나이가 들수록 연말이라는 단어에 이유 모를 씁쓸함이 따라다니는 것은 착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올해를 마음속에서 슬쩍 버리고, 벌써 다가오는 내년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연말에 친구들과 매년 재미로 하는 '나의 올해는 말이지‘ 설명회를 하곤한다. 준비하는 김에 나의 24년을 제대로 돌아보았다. 우리의 작은 이벤트는 <오타쿠 설명회> 가 하나의 문화처럼 유행하던 때, 덕질 대신 서로의 한해를 소개해보자는 한 친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재미로 시작했으나, 다들 꽤나 진지하게 열심히 만들어오는 게 재밌어 올해도 해보기로 한것이다.
먼저 다이어리에 나의 1년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쓰기 전까지 사실 뭐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월별 이슈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1장 빼곡하게 채워지는게 신기했다. 블로그와 브런치를 시작한 일. 첫 승진, 이집트,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고, 처음 국내와 해외여행을 혼자 다녀온 일, 박람회 프로젝트를 끝낸 일, 첫 가족사진을 찍은 일, 발레와 서킷 트레이닝을 배운 일 등
가까이서 보면 평범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모두 특별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내 일 년도 모아놓고 보니 처음 한 것들로 꽤나 알차게 채워진 1년이었다. 감사한 것들도 많았고, 스스로 도전하고 후회하며 배운 것들도 있었다. 그러니, 이번 연말도 뭔가 슬프다면 내 일 년을 가볍게 그냥 적어보는 건 어떨까? 월별로 있었던 일 한 가지만 적어도 벌써 12개의 몰랐던 단어들을 기쁘게 마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연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단어가 주는 느낌에 쓸쓸함과 아쉬움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래도 저마다의 일 년, 나의 일 년이 각기 다른 이유들로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는 걸 안다면 마지막이 아쉬운 단어만은 아닌 것 같다. 회고를 하라는 이유가 이런 것이구나, 역시 유튜브 영상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직접 깨닫는 것이 낫다고 또 혼자 생각했다.
배우 박정민은 촬영과 집만 오가는 바쁜 일정에 삶에 다채롭게 채울 거리가 없어져 내년에 배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연기 외에 하고 싶은 일을 자신 있게 말하는 그의 인터뷰를 들으니 참 행복하게 살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는 불안감이 많은 직업이기에 지금 가진 인기와 배역들을 놓는게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배우가 아닌 그냥 나를 위해 지금 당장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것, 때로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삶의 밸런스를 지키는 과감함을 배웠다.
회고를 하며 올해의 나에게 부족했던 감사함과 겸손함을 더 많이 느끼며, 내년엔 한 뼘 더 자란 나무가 되길 바란다.
내년 연말, <나의 올해는> 설명회에서 웃으며 할 말이 더 많아지길 벌써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