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왜 비혼 주의일까?

비혼 주의 이야기 6

by 왼손잡이앤

그렇게 우리는 일주일간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연애를 시작했다.


이전 글->

그 남자가 달려왔다. (brunch.co.kr)


오늘 단풍이 가장 아름다울 때라는 라디오 기사를 듣고서 갑자기 단풍구경을 하러 산에 가게 되었다.

알록달록 예쁜 산에는 연인들 말고도 가족단위의 관광객도 꽤 많았다.


엄마랑 아빠를 따라서 누가 단풍인지 모르게 단풍만큼이나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이들이 꽤 눈에 많이 보였다.


"너는 왜 비혼 주의야? 결혼이 왜 싫어?"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려는 찰나에 늘 들어도 곤란한 그 질문이 훅 들어와서

달콤한 커피가 목구멍에 탁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는 그쪽은 왜 비혼 주의예요?"

나는 질문으로 대답을 살며시 피했다.


"너 말 돌리는 거 보니 말하기 싫구나. 말하고 싶을 때 말해 그럼"

그는 나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누군가를 책임질 자신이 없어."

그 남자의 말에서 뭔가 더 남아있지만 다 말하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멈추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그래서 멋진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눈에도 가슴에도 그 이쁜 단풍들을 마구마구 집어넣었다.


그렇게 단풍놀이를 다하고 산을 내려오는데

"아~~000는 아니야?"

누군가 그 남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자식~ 잘 지냈나?"

그 남자도 그 친구를 보며 엄청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를 나를 빤히 바라보았고 그 남자는 여자 친구라고 소개했다.


"제수씨? 너무 반갑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같이 차 한잔 하러 가도 될까요?"

세 사람이 동시에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차마 싫다고 거절을 못하고

그 남자의 절친부부와 같이 카페로 가게 되었다.

알고 보니 둘은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근데 언제부터 만난 거예요? 자식 여자 친구 생겼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연락했어야지."

그 부부는 우리가 언제부터 사귀게 되었는지 엄청 관심이 많았다.

많은 질문에 쑥스러워하던 그 남자가 화장실을 가자마자 그 부부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나에게 넘어왔다.


"내가 아무리 소개팅해줘도 안 한다고 했는데...

저 자식 3년 동안 아무도 안 만났는데... 어떻게 사귀게 되었어요? "

그 남자의 친구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제발 말해달라는 표정이었다.


"제 친구도 소개해줬는데 안 만나더라고요. 어떻게 고백받으신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00 오빠가 여자한테 관심이 아예 없어졌나 했어요."

그 친구 부인도 한마디 거들었다.


"아... 3개월 전에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수씨 잘 부탁해요. 저 자식이 덩치만 컸지 마음을 엄청 여리거든요.

3년 전에 여자한테 상처를 크게 받아서 다시는 여자 안 사귄다고 했거든요."

그 친구가 그 뒷이야기를 하려는 찰나에 그 남자가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빨리 돌아온 그 남자의 신속함이 내심 아쉬웠다.


'어떤 상처가 있어서 비혼 주의인 걸까?'


그날 이후로 나는 자꾸만 그 남자의 사연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어느 날 큰맘 먹고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


그의 진짜 마음을 알고 싶었다.



이전 05화그 남자가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