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여자의 결혼 이야기 4
한 남자와 같이 산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피곤하고 신경 쓰이는 게 많은 뭐랄까?
수능 5가지 과목을 한꺼번에 다 풀어내야 하는 그런 일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결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더욱더 힘들었다.
거기다가 연애기간이 길지 않았던 터라 특히 방귀를 트거나 트림을 하는 건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화장을 했었다.
그래서 그 남자는 나의 민낯을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큰 볼일(대변)이였다.
마침 우리의 신혼집은 화장실에 환풍기가 잘 작동되지 않는 그런 집이었다.
그래서 큰 일을 보고 나면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거다.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한 나로서는 화장실을 무척이나 자주 가야 했다.
하지만 아직은 친하지 않은 그 남자에게 나의 그 적나라한 소리와 구수한 향기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내 나름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고민한 결과 좋은 방법이 떠 올랐다.
그 남자는 콜라 마시는 걸 유난히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오빠, 냉장고에 콜라가 없어요. 앞에 슈퍼에 가서 콜라 좀 사 오세요."
"응? 콜라가 없어? 그럼 안되지."
이렇게 말하면 그 남자는 바로 옷을 챙겨 입고서 콜라는 사러 갔다.
그러면 나는 그동안 편안하고 시원하게 나만의 큰 볼일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페브리*같은 걸 뿌리면서 냄새를 없애려고 환기도 시키고 했다.
한 3개월은 아주 편안한 시간들이였다.
그 남자는 전혀 눈치를 못 채다가 어느 날 콜라를 한 박스나 사 온 것이다.
아마도 그도 콜라 사러 나가기 귀찮았나 보다.
이제 어쩌지?
나는 또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나는 또 다시 뭔가를 생각해야 했다.
친구들한테 말하면
"야!! 뭐라카노 그냥 똥 눠라. 부부 사이에 무신~~~"
이런 타박만 돌아왔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방귀도 트림이고 다 텄다지만 나는 그게 도저히 안되었다.
나는 머리를 쥐어짜 내면서 묘책을 떠올리려고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나는 그 당시 임신 중이라 뭐가 갑자기 먹고 싶은 게 당연한 시기였다.
길고 긴 그녀(대장)의 신호가 올 때마다
"오빠~ 저 갑자기 000이 먹고 싶어요."
라면서 말했다.
역시나 이 방법도 한 3개월은 잘 먹혔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생각대로 잘 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인생은 참으로 야속한 것!!
나의 작전은 시댁에 간 날 모든 것이 들통나고야 말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