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다이하치 2013. 솔직해지자.
그 시절 우리에게는 레벨, 적어도 부류가 있었다. 나는 친구가 무서웠던 적이 있다. 잘 나가는 애들의 눈에 들기 위해 어색하게 호탕했던 날도 기억한다. 반에는 꿈이 뚜렷한 아이들도, 눈빛조차 뚜렷하지 않던 아이들도 있었다. 국어 시간 내내 입체적 인물을 배웠다. 후자의 아이들도 겹겹이 감정을 느꼈겠구나 하는 건 커서야 짐작했다. 낙엽만 굴러 가도 까르르 웃기엔 우리 각자는 참 열심히 골똘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또래들과 상처를 주고 받아야 했다.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는 멍처럼 푸른 빛이 돈다. 예쁘지 않은데 그게 맞을 수도 있겠다.